연말연시와 Y2K문제로 인해 증시가 내년 1월3일까지 역대 최장기인 6일간 휴장에 들어가면서 증권마니아들이 모니터증후군과 우울증 등 금단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매일 수십건씩 거래주문을 내던 데이트레이더(Day-trader)들은 『무슨 낙으로 1주일을 버티냐』며 한숨을 쏟고 있다.증권투자에 빠져 최근 직장까지 그만둔 윤모(37)씨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매일 객장으로 출퇴근했는데 장기 휴장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기분』이라며 『우울증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1주일간 혼자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 사이버증권 시스템을 띄워놓고 주가변화 추이와 투자내역 등을 습관적으로 두드려 보는 직장인도 상당수다. 데이트레이더인 이모(31)씨는 『가슴이 답답하고 손이 근질거려 10차례 이상 증권사이트를 검색했다』며 『6일간 재충전 기간을 가지면서 투자전략서와 데이 트레이딩 입문서 2-3권을 뗄 생각』이라고 말했다.
팍스네트(PaxNet)와 개미군단클럽(gclub) 등 인터넷 증권투자클럽에는 객장에서 밀려난 증권마니아들이 대거 몰려 투자정보를 교환하고 객담을 나누는 모습. 『올해는 깨졌지만 내년에 두고 보자』『유망종목을 추천해 달라』『언제 개장하느냐』 등 수백통의 메일이 쏟아지며 대성황을 이뤘다.
현대증권 K지점 최모(30)씨는 『시세조회를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며 『경마나 낚시, 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외유파와 컴퓨터 모니터에 매달리는 말뚝파, 투자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짜는 학구파 등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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