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 깊은 골」의 올해 증시에 많은 스타들이 뜨고 졌다. 돈 많이 벌거나 벌게 해준 인물이 대부분이지만 도덕이란 프리즘을 통해 보면 불합격 점수받을 스타도 적지 않았다. 증시화두가 지수 1,000돌파와 간접투자 열풍이라면 한 가운데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과 미래에셋 박현주사장이 있다.두 사람은 증시의 바람몰이 역을 맡았다. 업계에는 고소득자가 속출, 대우증권의 서열 1위 박종수 사장은 보수에서 100위권에 뛰어오를 정도였다. 간접투자는 펀드매니저의 시대를 도래시켰다. 한국투신의 장동헌, 대한투신의 손병오 펀드매니저 같은 투자게임의 강자들도 나타났다. 다음의 이재웅, 새롬의 오상수 사장 등 벤처신화의 주인공은 주식평가액이 수백-수천억원대의 달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만큼 진 별도 많았다. 세종증권 김영진사장, 중앙종금 김석기사장 등이 화려한 퇴장자에 속한다.
■ 이익치 현대증권회장(55)
올해 증시의 조타수였다. 「이익치 주가」란 말처럼 증시가 그의 뜻대로 움직였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대세 판단력과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로 증시의 문외한이면서 많은「예언」을 적중시켰다. 금리인하, 지수 1,000돌파도 그가 먼저 외쳤다. 활황의 열매를 외국인이 따기전 나눠가져야 한다거나, 주식을 사는게 애국이라는 그의 철학은 많은 공감대를 얻었다.
그가 이끈 바이코리아 신화로 기업은 숨통이 트고 투자가는 높은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찬사와 함께 선량한 투자자를 호도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현대전자 주가조작혐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맨으로 정주영 명예회장이 주재하는 4인방 조찬회동에 참여하는 핵심그룹이다. 경기고, 서울대 상대출신.
■ 박현주 미래에셋사장(41)
간접투자의 불모지에 뮤추얼펀드 선풍을 일으켰다. 펀드의 수익률과 투명성 경쟁이나 펀드매니저의 억대 스카웃 바람도 그의 작품이다. 실명펀드 박현주시리즈 5개는 행운으로 폄하하기에는 놀라운 100%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그의 바람은 증시안팎으로 번져 젊은이들이 가장 선망하는 인물로 부상했다.금융계에선 수년내 재벌이 될 지 모른다는 두려운 존재가 됐다. 미래에셋은 설립 1년만에 수탁고 3조8,000억원을 올렸고 증권사 설립허가도 받아냈다. 수사설 등 각종 루머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으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겪는 성장통(痛)』이라고 일축했다. 광주일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최연소 지점장과 동양증권 강남본부장시절 3년간 영업1위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41)
스폿펀드운용에서 탁원한 성과를 보였다. 바이코리아 스폿펀드를 한달도 안돼 20%이상 수익률을 낸 뒤 조기상환해 스폿펀드의 황제란 말을 들었다. 운용규모는 2조원이 넘었다. 저평가 우량주를 집중 발굴해 투자하고 한 종목을 고르면 집중 매수 매도해 별명이 「장대포」다. 박현주 사장과는 동원증권에서 함께 근무했고 광주일고 동기동창. 현대투신운용의 간판급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다 7월 KTB 자산운용사장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서울대 사회학과-연세대 경제학과(석사)를 나와 펀드운용 7년째의 베테랑이다.
■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37)
30여개펀드의 1조5,000억원 이상을 굴리는 큰손. 그가 운용한 윈윈코리아1호에 작년 1억원을 맡긴 투자자는 최근 2억이상을 찾아갔다. 900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116.36%의 수익률로 황제펀드가 됐다. 고수익률 배경에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과 노력이 뒤따랐다. 상장종목 300여개의 코드번호를 외는 그는 내재가치 신봉자로 근거없는 재료는 믿지 않는다. 이를 위해 1주에 세번 기업탐방하며 종목을 발굴한다. 울산출신으로 휘문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88년 대한투신에 입사, 92년부터 주식운용을 맡고 있다.
■ 장기철 대신증권 목포지점 부장(32)
선물거래로 「마이더스의 손」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거래규모가 선물시장의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9월 올린 성과급으로 자사주 100만주를 매입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주가상승으로 수백억원대의 평가익을 올렸다. 학력과 배경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고졸출신이 서울이 아닌 곳에서 성과를 거둬 「목포의 눈물」「목포의 깡드쉬」로 불린다. 대신증권 목포지점 영업부장으로 서울신용정보 지분의 10%를 보유한 2대주주다. 엄청난 부를 손에 넣었지만 방 3칸짜리 중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 목포상고가 최종학력이다.
■ 박남철 현대증권 코디스팀장(32)
많지 않은 코스닥 전문 애널리스트로 코스닥시장이 「묻지마 투자」로 괄시받을 때 과감히 종목추천을 처음으로 냈다. 그가 이끄는 코디스팀은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증시규모가 커지며 해외증시에서 명성을 날린 한국인 실력파들이 속속 영입됐는데 그중 한사람으로 「샐러리맨중 최고」로만 알려진 연봉을 받고 특채됐다. 스탠다스채터드은행, ING베어링 파리바자산운용 등에서 활동했고 최근 증권계 이공대 바람의 주인공이다. 초등학교때 영국으로 건너가 성장했으며, 런던대 물리학박사 출신이다.
■ 박정윤 수익률게임 우승자(28)
주식투자붐은 대학에도 불어 수익률 최고의 개인투자가를 탄생시켰다. 그는 7~9월 한화증권 사이버수익률게임에서 2,057%란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666만7,000원의 원금을 투자, 1억3,715만원을 벌었다. 이는 대우사태로 증시가 폭락장세에서 올린 수치이다. 철저한 분석으로 저평가주와 테마주를 발굴해 투자한다. 혼자서 주식을 공부한 독학파로 시장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투자원칙과 손절매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고려대 일문학과 4학년으로 현재 한화증권 주식파생팀에 특채돼 근무중이다.
■ 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41)
이찬진씨에 이어 제2의 한컴신화를 재현중이다. 지난해 부도위기에 몰린 회사를 재기시켰다. 1년동안 하루도 잠을 편히 잔 적이 없다고 한다. 자회사인 네띠앙과 하늘사랑을 주축으로 한컴을 야후에 버금가는 업체로 변신시킨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실리콘벨리에 벤처기업을 세운지 불과 두달만에 한컴에 영입되면서 스톡옵션으로 주식 10만주를 받았다. 당시 3,800원 하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해 56만2,000원으로 마감, 그의 주식평가액은 560억원대. 서울출신으로 서라벌고,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벤처경력 11년째다.
■ 권성문 KTB사장(37)
국내 최초의 기업사냥꾼, 기업인수합병의 귀재란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미국에서 M&A를 전공하고 한국의 잭 웰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돌아와 95년부터 본격 활동했다. 그동안 국내 최대인 30여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급성장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어 여러 채널을 얻은 관련 정보를 이용, 주식매매로 차익을 올려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는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원더캔(냉각캔)으로 주가조작혐의를 받고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대구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미래와사람의 대주주로 벤처캐피탈회사인 KTB사장으로 있다.
■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31)
코스닥 돌풍의 주역. 주가가 31만2,000원까지 올라 손에 쥔 현금만 수백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농구단을 창단하는 등 모은 돈을 벤처쪽에 제대로 투자않는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국감에서 주가조작 의혹이 터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골드뱅크는 97년 창업하면서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이색 캐치프레이즈로 인기를 끌었다. 설립 2년만에 회원 120만명, 관계회사 18개의 벤처기업의 기린아로 컸다. 상반기 코스닥 열풍때 하늘높은 줄 모르고 주가가 올라 버블논쟁이 처음으로 붙었다. 광주출신으로 경희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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