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용환(金龍煥)의원은 29일 오전 총리실로 김종필(金鍾泌)총리를 찾아 30여분간 면담을 갖고 탈당을 통고 했다. 김의원은 『내각제가 무산된 뒤 장고를 거듭한 끝에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김총리에게 말했다.김총리는 『함께 힘을 모아 당세를 확장하고 내각제를 다시 추진하자』며 탈당을 만류했다. 김총리는 또 『당신이 당에 남아 있으면 총리직을 주려고 했는데…』라는 말까지 하며 간곡히 설득했으나 김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여름 김의원이 외국에서 귀국할 때 김총리가 자민련 의원들에게 『공항에 나가지 말라』고 주문한 것을 놓고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인간적으로는 갈라설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헤어졌으나 분위기는 싸늘했다.
김의원은 이어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련은 대선에 표출된 민의를 배반하고 내각제 파기에 앞장섬으로써 스스로 존재이유를 상실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의원은 『오늘의 참담한 정치현실은 모두가 대통령 1인의 권력집중과 오너중심의 붕당정치가 모태』라며 「벤처 신당」 창당의지도 밝혔다.
김의원은 민주적 리더십의 확립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조화 등을 기치로 내건 「희망의 한국신당」(가칭)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내년 1월11일께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뒤 2월중 중앙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송업교(宋業敎·전국구)의원도 배석했는데, 송의원은 내년초 신당에 동조하는 일부의원들과 함께 탈당할 예정이다. 김의원은 탈당을 선언한뒤 지지자들과 함께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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