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표된 대통령 송년담화는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층과 중산층에 대한 배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새천년 대화합의 장에 이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석방 3,501명
가석방 3,242명, 가출소 58명, 가퇴원 192명, 형집행정지 9명 등 모두 3,501명이 석방된다. 교도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석방은 기능자격 취득자 등 주로 사회적응력을 기른 수감자를 비롯, 교통사고 등의 과실범 및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IMF형 경제사범들이 포함됐다. 또 무기수 12명과 1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 197명도 포함됐다. 그러나 조직폭력, 가정파괴, 인신매매, 마약 사범 등은 제외됐다. 보호감호소 및 치료감호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출소는 사회적응력이 인정된 경우, 소년원 수용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가퇴원은 수형성적이 양호한 경우 포함됐다.
한편 각각 14년5개월과 12년2개월 동안 복역한 남파간첩 장기수 신광수(69) 손성모(70)씨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공안사범 장기수가 교도소에 단 한명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새천년을 맞게 됐다. 특히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김광식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배만수 전 현대자동차노조 대의원, 이승필 전 금속연맹 경남지부장 등 노동사범 3명과 정오균 전 남총련의장 등 한총련 사범 4명도 형집행정지로 석방된다.
◆보호관찰 가해제 6,145명
보호관찰제도가 도입된지 10년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보호관찰 가해제 조치가 단행된다. 범죄인을 구금하는 대신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하에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등을 받도록 한 보호관찰제도는 교정시설에서 나온 이후에도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아야해 「이중처벌」, 「창살 없는 감옥」이란 지적 등도 제기됐다. 이번 보호관찰자 해제 조치는 보호관찰기간의 2분의1을 경과한 자로 보호관찰 성적이 양호한 6,145명에게 더이상 감시·감독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생계형 범죄 관용
IMF 체제하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범죄를 저지른 뒤 도주한 사람들에 대해 최대한 선처토록 했다. 이를 위해 내년초 3개월간의 특별 자수기간을 설정하고 그 기간중 자수한 경우엔 원칙적으로 불구속 수사키로 했다. 피해회복이나 원상회복이 된 경우에는 불기소 처분도 적극 활용하며 사안이 중해 구속하는 경우에도 구형량을 대폭 낮출 방침이다. 소액 재산범죄, 신용·업무에 관한 죄, 수표 부도사범, 식품위생법·건축법·도로교통법 위반 사범 등이 이에 포함된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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