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앞엔 대망의 21세기가 다가왔다. 인간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 속에서의 행복을 염원하고 있다. 이러한 소망은 비록 각자의 목표와 성취방법에서 서로 다르겠지만 소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고급문화를 함께 향유하고자 하는 데서 공통점을 갖고있다.그래서 필자는 우리의 이러한 공통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온 국민이 다 같이 참여한는 범국민합창운동을 국가의 지원 하에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전국 어디에나 노래방이 번창하는 것을 보면 우리 국민이 노래 부르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각각 제 목소리를 내되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화음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한 마음 한 뜻을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전국 규모의 각종 문화 활동은 많지만 온 국민이 동참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리라고 본다.
물론 연습과 행사를 위해서 시간과 경비가 들겠지만 그만큼 보람과 즐거움도 크리라고 본다. 특히 각급 학교와 종교단체 자치단체 기업 등이 앞장서서 이러한 합창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면 여가선용과 리크리에이션 효과, 협동정신과 생산성의 향상, 더 나아가 노사문제의 원만한 해결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독일의 고전주의 극작가 쉴러는 그의 「미학교육론」에서 『이상·복지국가의 건설은 어떤 제도의 개혁, 법률의 제정 혹은 혁명의 성취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적(정서적) 교육으로 인간성(의식)을 순화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설파했다. 그러므로 국가는 전 국민의 화합과 문화의 창달, 국민정서의 함양,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이 운동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전국 규모 합창제도 열고 우수한 합창단은 국내·외 순회공연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편화·세계화함은 물론 국위도 선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독일 바이로이트합창제, 빈소년합창단, 러시아 볼쇼이합창단, 우리의 리틀엔젤스, 몇몇 시립합창단 등은 그 좋은 본보기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합창운동의 확산을 통해 우리가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남북 교환공연을 정례화해 민족적 일체감과 동질성을 재확인하고, 끊겼던 핏줄을 다시 잇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와 같은 감격을 나누고, 더 나아가 통일을 앞당기는 데에 공헌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의 제반 상황으로 볼 때 그 실현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은 참 다행한 일이다.
/ 이명우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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