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8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신년초 총재회담 제의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새 천년에는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총재회담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연말에 여야 갈등으로 야기된 문제들을 매듭짓겠다는 당초 구상이 다소 뒤틀리기는 했지만, 선거구제 협상 등 현안들이 타결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연말 총재회담은 어렵게 돼있었다.
다만 이총재가 조건없이 총재회담을 하자면서 굳이 시기를 내년초로 이월한데 대해 떨떠름한 표정이다. 조건없이 회담을 하자면 여권이 제의한 연말에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총재가 주도권을 의식, 총재회담의 시기를 늦추었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아울러 이총재가 총재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요구하는 등 공세의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언제든지 총재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도 『여야간 충분한 협의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야당의 진의에 대한 의구심의 일단이 엿보인다.
한 고위관계자는 『총재회담은 정국 흐름의 큰 물줄기를 바꾸는 계기가 돼야하며 일시적인 이득을 노리는 잔수는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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