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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광란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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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광란의 폭풍'

입력
1999.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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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파리를 포함, 프랑스 북부지역을 강타한 「살인폭풍」으로 수백년된 문화유산이 심하게 훼손됐다고 프랑스 문화부가 27일 밝혔다.12세기에 건립된 파리의 노틀담 사원은 폭풍으로 지붕 일부가 날아가고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된 유리창 수백장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또 고딕 양식으로 유명한 세인트 채플을 비롯한 파리 시내 주요 성당도 지붕 기와가 벗겨지고 유리창이 심하게 파손돼 이곳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밀레니엄맞이 행사 진행이 어렵게 됐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곳은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가량 떨어진 베르사이유궁(宮). 궁전 정원에 심어진 6,000여 그루의 나무가 뿌리채 뽑히거나 부러졌다. 이중 상당수가 수령이 100년 이상 된 것이며 나폴레옹의 황제 재위시 심은 200년 이상된 나무도 수백그루 포함돼 있다

베르사유궁 담당 건축가인 피에르-앙드레 라블로드는 『우리는 새로운 식목프로그램을 신속히 세워야한다』며 『이번 폭풍으로 인한 복구비용이 1,500~1,800만프랑(26억2,500만~31억5,000만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19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역사적인 베르사이유 조약이 체결된 「유리의 방」 유리창 수백장이 부서지고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베르사이유궁 관리소는 뚫린 지붕 곳곳에서 비가 새 방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문화부는 27일 관광객의 베르사이유궁 관람을 금지시키고 인근 교통을 전면 통제했다. 일반관람 재개까지는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 시내도 마찬가지여서 인상파 화가의 작품 전시로 유명한 오르세 미술관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프티 팔레 전시관 지붕도 나무가 덮쳐 부서졌다. 미술관은 26일 폐쇄됐다. 프랑스 국립미술관(BNF)도 정원과 출입구 일부가 무너져 일시 폐쇄됐다.

과학공원인 라빌레트도 출입이 금지됐다. 스테인드 글라스로 유명한 파리 생샤펠 교회의 색 유리창도 일부가 깨졌고 팡테옹 지붕의 금속판도 벗겨져 떨어졌다.

또한 낭시의 생_에프브르 성당, 에손의 쿠르송궁 등 관광명소가 손상됐고 1792년 보불(普佛)전쟁 승리를 기념해 세워진 마른의 발미 풍차는 이번 강풍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파리의 불로뉴숲과 뱅센숲의 나무 30만그루중 14만그루도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연간 300만명이 찾는 노르망디의 몽_생_미셸 수도원도 지붕과 유리창이 파손돼 무기한 폐쇄됐다.

프랑스 국립 기념물 보존위원회는 피해 문화재를 복원하는데만 최소한 4억프랑(700억원)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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