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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제의 배경] 이총재 다목적포석 "새천년 대화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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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제의 배경] 이총재 다목적포석 "새천년 대화로 연다"

입력
1999.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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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조건없는 연초 총재회담」 제의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기실 이총재는 오래전부터 정국의 「터닝 포인트」 찾기에 골몰해 왔다. 선거법 협상과 언론문건 국정조사라는 정치현안에 걸려 계기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총무접촉을 통한 「연말 3일간의 약식 국정조사」 제의는 여권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표시 요구였으나,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총재는 연내에 선거법 협상이 마무리되면 언론문건 국조문제를 에둘러서라도 총재회담으로 직행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자민련의 복합선거구제 몽니로 이조차 여의치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전제조건을 철회하고 연말에 회담하자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언론문건 국조는 정국정상화의 전제조건이며, 현안타결을 위한 총재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누누이 공언해 온 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짜낸 묘수가 『현안타결이 안되더라도 새 밀레니엄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화합의 큰 틀을 열자』는 카드였다.

이총재는 회담제의를 통해 몇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 같다. 우선 새 밀레니엄에 걸맞는 큰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선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설사 총재회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해도 부담스러운 쪽은 여권이라는 판단도 했을 듯 싶다. 또 정치자금법 개정 등 국민회의측으로부터 따낼 수 있는 선거법 협상 과실도 염두에 두었음직 하다. 어쨌거나 여권의 총재회담 제의 수용으로 새천년 벽두의 정국은 일단 대화 모양새로 출발하게 됐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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