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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기우인가 시한폭탄인가

입력
1999.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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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밀레니엄의 도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Y2K 문제가 실제상황에 돌입했다. 과연 이 「거대한 전자 시한폭탄」은 터질 것인가.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중 그 누구도 장담하지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그동안의 모의실험 결과 안전하다』고 자신하면서도 막판까지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Y2K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라는 아무래도 인터넷을 선도하는 미국이다. 미국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핵무기 오발과 원전 사고.

이는 세계 전체를 파멸로 몰아넣을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수차례 가상훈련을 했으나 그래도 불안한지 아예 자국의 컴퓨터 전문가를 모스크바 위기통제센터에 대기시키고 있다.

또 12월31일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의 북미방공사령부(NORAD)에서 양국 요원이 「공동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물론 워싱턴과 모스크바 사이에 개설된 핫라인 8개 회선도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미국은 하와이 남서쪽 6,000㎞에 위치한 괌의 군사기지인 앤더슨 공항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괌이 워싱턴에 비해 15시간이나 빨라 미처 예상치못했던 문제가 괌의 기지에서 발생할 경우 본토에서는 아직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여유를 가질 수 있기때문이다.

러시아는 연초에 『전력 및 난방시설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서방측 우려에도 불구, 『최근 2년간 수천대의 컴퓨터를 점검하고 교체하는 등 철저히 대비했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원자력부는 미국 에너지부와 긴밀히 협조, 각종 정보를 교환하며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Y2K에 대한 국가 전반의 준비작업이 끝났다』고 밝혔지만 금융과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예상치않은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대비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전국의 각 은행은 밀레니엄 버그를 우려한 고객이 연말에 현금을 집중적으로 인출할 것에 대비, 현금 보유량을 예년에 비해 2배나 많은 13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금융 교통 에너지 정보통신 등 각 분야별로 공동 대책팀을 구성한 유럽연합(EU)도 막판 점검에 매진하고 있다. EU는 최근 EU 지역외 국가의 Y2K 대비가 부족하다고 보고 『12월31일 밤 핵시설 운행 중단을 요구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Y2K 우려때문에 1월1일을 전후해 항공운항을 아예 중단시키거나 대폭 줄이는 항공사도 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아무도 그 시간에 비행기 안에 있기를 원치않는다』며 『새해 1월1일 단 9편만을 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도 31일 727편의 비행을 중단하며 1월1일에는 342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항공은 연말연시에 60편의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Y2K로 인한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해 2000년 1월1일을 전후해 비상근무팀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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