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초 미 보스톤대학 언론학과장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돌연 사임했다. 다른 사람이 쓴 글 가운데 딱 한 문장을 자기 것인양 슬쩍 인용했다가 들통이 나자 잘못을 시인하고 사직서를 냈다. 20년 이상 미국의 소리(VOA)에서 기자로 근무했던 존 슐츠학과장. 그는 신입생을 상대로 강의를 하다가 「더 네이션」기자가 쓴 글을 마치 자기 자신의 것인양 얘기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사표까지 낼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미래의 언론인들을 상대로 진실추구와 윤리준수등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이 「중대한 실책」이었음을 시인하고 강단을 떠났다.우리나라에서도 표절이 무사통과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수년 전 유명대학의 법대교수가 논문표절사실이 드러나 사직한 사례나 올해 초 명망있는 시민운동가가 신문사 기고문 표절사건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퇴장한 사실이 이를 잘 알려주고 있다. 고의든 실수든 표절은 용납되지 않는다.
남의 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실제로는 없었던 일을 사실처럼 꾸며내는 것 못지 않게 심각하다. E-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남이 보낸 글을 일부 인용하거나 각색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오로지 일부분일 경우에만 괜찮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통째로 베껴 쓰거나 자기 것으로 만드는 행위는 국제 저작권법에 위배된다. 지적재산권(IPR) 위반이다.
IPR위반을 피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타인의 생각이나 저서가 창작품임을 인정하고 아예 표절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둘째, 원문이 짧을 경우 그대로 베껴 쓰지 말라는 것이다. 장편소설 가운데서 일부를 따오는 것과, 단편에서 같은 양의 분량을 따오는 경우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얼마만큼을 인용해도 좋은지는 아래의 「공정한 사용(Fair Use)」원칙을 참고하도록 하자. 셋째, 남의 글을 불가피하게 인용해야 할 경우는 반드시 출처(Source)를 밝혀야 한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음악등을 E-메일을 통해 이용할 때도 IPR규정에 저촉되지 않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받은 E-메일을 전송하거나 인용할 경우 반드시 보낸 이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자. ;o
♥E-메일 용어
Fair Use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타인의 저서나 기사등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용해 쓰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Fair(공정한)라는 형용사가 시사하듯 대단히 모호한 개념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글이나 창작물을 E-메일에 옮겨 쓰거나 개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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