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인 인물 선정에 관한한 권위있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금세기의 인물」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을, 「99년의 인물」로 전자상점 아마존콤(amazon.com)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35세)를 뽑았다.많은 이들이 아인슈타인 선정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베이조스 선정에는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았을까 싶다. 『베이조스가 누구지』 하는 이도 있을 법하다. 타임지가 베이조스를 『전자상거래의 개척자』라고 극찬했지만 전자상점 창업이 대단한 일인가 의문을 갖는 이도 있을 듯하다.
우리들 모두는 주관적인 존재이다. 좋아하는 색, 나무, 사람이 다르다. 가치평가기준도 다르다. 개인차도 있고 국가차도 있다. 한 세기를 마감하는 요즘 세계 각국의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다투어 금세기를 움직인 인물정리를 했는데 조사항목, 기준, 결과가 다 다르다. 우리의 경우 「한국을 움직인 인물은?」하면 정치가를 대거 포함시킨다. 과학자나 경영인은 대체로 열외이다. 타임지의 인물 선정에서도 독자들의 판단기준은 타임지와 달랐다. 인터넷조사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선정에 네티즌 54%가 반대했다.
그렇다면 타임지는 왜 베이조스를 뽑은 것일까. 세상을 바꾸는 인물은 정치가에 머물지 않는다는 시사이기도 하고 갈수록 성장할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방향 제시이기도 하다. 타임지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94년 뉴욕의 투자회사를 그만두고 아마존을 세웠다.
인터넷을 통해 누가 책을 살까 하는 시점에 책판매로 시작, 이제는 CD, 비행기표, 장난감, 음악회표, 컴퓨터제품까지, 수없이 지류가 많은 아마존강처럼 수없이 많은 제품을 판다. 단순히 팔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구입한 책을 읽고 의견을 제시하거나 상품평가를 하도록 하며 언제든 판 물건을 교환해 주고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책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단순한 쇼핑몰로는 안된다, 고객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는 아마존철학의 영향을 다른 상점들도 많든 적든 받아왔다. 물론 아마존은 약점도 많다. 주식공개는 성공했지만 아직 적자다. 올 한 해에만 3억5,000만달러의 적자다.
또 매매자, 매수자를 연결해 상품의 내용, 가격을 다 공개함으로써 개장 첫 날부터 흑자였던 이베이(ebay)에 언젠가는 가격경쟁에서 패배, 먹혀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자상점은 환경친화적이라고 믿는 베이조스는 지역사회를 돕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작은 출판사, 개인작가, 영세한 언론을 돕는다.
앞으로 국가경제의 상당부분이 전자상거래에 달려 있다고들 한다.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부서가 산업자원부에 신설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한 경제연구소가 우리의 인터넷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는데 아마존식으로 표현하면 단순한 쇼핑몰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다.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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