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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정치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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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정치사상사

입력
1999.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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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사-이수윤 지음(법문사 발행, 2만 9,000원)『정치사상 없는 정치가는 진정한 정치가가 아니다. 정객(政客)일 뿐이다. 정치사상을 결핍한 정치는 정치의 방향을 잃는다. 그래서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가 아닌 권력장악을 위한 정치투쟁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교원대 이수윤(사진) 교수가 정치사상과 역사철학의 흐름을 정리한 「정치사상사」를 펴냈다. 정치학과 철학을 두루 섭렵해 「사회사상사」 「역사철학」 「정치철학」 등 묵직한 저술을 해마다 한 권씩 낸 그는 이번 책에서 서양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이념의 흐름을 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동양의 정치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것을 이 교수는 『정치사상의 발전은 계급투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만 이루어지는데 서양은 그랬던 반면 동양은 전제 군주의 지배가 오래여서 사상의 발전이 더디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정치사상사의 참다운 시작은 고대 동양사회가 아니라 서양의 그리스에서부터라고 그는 말했다.

이 교수는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이념만은 「만인 자유」였던 그리스의 정치사상을 파헤치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피스트와 고전철학의 이념들이 당시의 정치·사회 상황과 어떻게 서로 작용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로마와 중세 역시 「만인 자유」라는 정치 이념은 같았지만 「신」의 시대였던 것처럼 그것을 현세가 아닌 초월의 세상에서 찾고자 했다. 마키아벨리를 시작으로 형식적이지만 자유의 이념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 이때부터 정치철학은 급진전하기 시작해 홉스, 로크, 흄의 사상이 만개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는 「실질적 만인자유 이념시대」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해 발전한 루소의 정치사상,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콩트를 비롯해 마르크스, 레닌의 사상의 줄기까지 잘 간추리고 있다.

『현대 정치학은 정치사상사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 정치학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학문적 위기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정치사상사를 세워야 한다』 이 교수의 「정치사상사」를 통해 자유이념이 어떤 철학적인 배경을 갖고 변하고 전파되었는지를 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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