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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치인 수행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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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치인 수행취재

입력
1999.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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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가 외국 순방에 나설 때 기자들도 따라나선다. 수행 취재를 위해서다. 어떤 때는 그 수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너도 나도 따라나서 밀착취재 한다는데 누가 뭐랄까. 그러나 한때 정치지도자의 위세과시, 또는 업적홍보를 위해 수행취재가 이용당한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얼마전 JP가 남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LA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이 TV에 비쳤다. 수행 취재기자들이 꽤 많아 보였다. 궁금해서 몇명인가 알아 봤더니 19명(취재 13명, 사진 6명)이었다. 물론 JP의 위상이나 정치적 영향력 면에서 그 정도의 수행기자 수는 이해할 만하다. 대통령의 외국 방문길에도 많은 기자들이 따라 나선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한때 외국 언론들로부터 『수행기자가 의외로 많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대통령 전용기에 몇십명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내리고 타는 모습을 본다고 치자. 많다는 얘기를 들을 만도 하지 않을까.

■5·6공 시절 방송사등은 대통령의 외국 나들이때 수행취재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기자들을 순방지에 미리 파견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업적과시를 위해서였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당연히 법석을 떠는 것처럼 보였을 터다. 아마도 정권의 정통성 부족에 대한 보상심리가 배경에 깔리지 않았는가 싶다. 희한하게도 안그럴성 싶은 YS도 대통령 시절 외국 나들이에 나설 때 그런 요란법석을 좋아했다.

■이젠 정치지도자의 외국 나들이도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이었으면 좋겠다. 컴퓨터에 달린 마우스로 클릭 몇번하면 금새 세계 어디든지 연결되는 초스피드 정보화 사회다. 기자들이 굳이 떼로 몰려 다닐 필요가 없다. 정치권을 비롯, 관련 당사자들이 한번쯤 생산적 대안을 생각해 봄직 하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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