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자 대입 특차합격 발표일인 25일 남다른 감회속에 「성탄선물」의 기쁨을 누린 수험생이 많아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3월 간경화로 위독한 아버지를 위해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오강민(18·서인천고졸)군은 고려대 효행자 특별전형을 통해 법대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오군은 지난해 수능에서 371.7점을 얻어 이 대학 문과대에 합격했지만 사경을 헤매는 부친 오영수(47)씨를 위해 간이식 수술을 받았고 친지들이 모아준 등록금마저 수술비로 내놓으며 진학을 포기했다.
고시를 준비하고 싶다는 오군은 『합격의 영광을 준 대학과 모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고3과 중3이 되는 두 동생을 위해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군의 아버지도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
○…한양대 전자전기공학부에는 전신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박지효(19)군이 수능 355.38점으로 합격했다. 4살 때부터 구구단과 한글을 깨우치는 등 뛰어난 지적능력을 가진 박군이었지만 장애가 심해 중학교에 진학할 때는 입학허가를 받기위해 무려 여섯 곳의 학교를 돌아다니는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
어머니 백정신(52)씨도 박군의 통학 뒷바라지는 물론 고3 때는 두번씩 학교에 들러 식사를 챙겨주며 아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후원했다. 박군의 꿈은 졸업 후 미국에서 컴퓨터를 전공, 홉킨스박사 같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강원도 원주 상지대 경상대에 합격한 염진수(18·서울 상명공고)군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년가장. 염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공릉동 집에서 「학생컴퓨터」란 컴퓨터조립판매업체를 운영해 온 어엿한 고교생사업가이기도 하다. 홀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잃고 생활보호대상자로 여동생과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가장 임혜미(18·의정부여고)양은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에 4년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청소년영화감독과 연예인들도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서울 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교실이데아」란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진호(18·수원 효원고)군은 중앙대 영화학과에 합격했으며 SBS 「순풍 산부인과」에 출연중인 허영란(19)양과 송혜교(17·은광여고)양은 각각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와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또 여성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간미연(17)양과 심은진(18)양도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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