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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대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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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대공세

입력
1999.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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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성탄절을 기해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진입했다.그동안 외곽에서 공습과 포격으로 일관했던 러시아군은 25일 0시(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도심으로 진격, 시내 곳곳에서 반군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성탄절 대공세」는 체첸 반군의 매복작전에 막혀 부분적인 성공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은 이날 0시 정각 비슬란 간타미로프 전 그로즈니 시장이 지휘하는 친 러시아 체첸 민병대 500여명이 박격포의 지원 속에 시내에 진입하면서 개시됐다. 뒤이어 러시아 내무부 소속 최정예 보병부대와 특수부대가 연막탄을 터뜨리며 4개 방향으로 나눠 돌진했다.

러시아군은 그러나 94-96년 1차 체첸전때와 마찬가지로 참호 속에 매복한 체첸 반군들의 격렬한 저항과 곳곳에 설치된 지뢰에 막혔다.

1,500여명의 체첸 반군은 20-30명씩 소부대로 나눠 지리적 이점을 적절히 활용하며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아슬란베크 이스마일로프 체첸군 참모차장은 『교전과정에서 러시아군 장갑차 20여대를 파괴했으나 체첸군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혀 전투가 치열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군이 10월1일 체첸 국경을 넘은 이래 가장 격렬했으나, 도시 함락을 위한 전면전은 아니었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1차 체첸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공습과 포격을 통해 반군의 전력을 소진시키고 치밀한 정찰을 통해 지형지물을 숙지한 후 도심에 진입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1차 체첸전 당시 러시아군은 탱크를 앞세운 기습공격으로 쉽게 그로즈니로 진입했으나 반군의 매복공격과 야음을 틈탄 반격, 게릴라전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철수해야 했다.

러시아군의 전략과 관련, 한 군사 전문가는 『연방군의 그로즈니 진입은 일종의 「거미집」 공격 양상을 띌 것』이라면서 『이는 기동성을 앞세워 소규모 단위로 저항을 보이는 반군을 용이하게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탱크를 앞세운 함락전이 아니라 야금야금 반군 기지를 파괴, 전력을 완전히 소진시킨 뒤 도시전체를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함락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3개월간에 걸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도시의 80%가 파괴된 그로즈니에는 주민 1만5,000-4만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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