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금같이 비싸다. 게다가 자란다. 그 뿌리는 향기로우며 동양인들은 수천년동안 두통, 당뇨병, 남성의 정력감퇴증 치료제로 써왔다. 중국과 한국에서 주로 재배 생산되지만, 야생이거나 사람 모습을 닮을수록 값은 비싸진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국의 인삼재배 이야기다. 뉴욕에서 북쪽으로 200㎞ 에 위치한 캐츠킬스라는 깊은 산맥에서 폐농의 위기를 맞은 농가들이 조합을 구성하여 인삼재배로 쏠쏠한 재미를 보게 됐다는 내용이었다.■80년대 중반 메인주에서 교포들이 떼를 지어 산삼캐러 가는 것을 보며 미국에도 산삼이 있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미국동북부와 캐나다지방에는 야생삼이 자라며 인디언들이 먹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인삼시장의 팽창, 미국인들의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으로 그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재배농가들에는 인삼에 적합한 기온과 토질 등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인삼의 최고 브랜드는 고려삼(高麗蔘)이다. 그 중에서도 가공한 홍삼은 값이 비싸서 우리의 중요 수출품이다. 지난 90년까지만 해도 연간 1억6,000만달러를 수출했었다. 그러나 지금 수출은 8,000만달러로 줄었다. 아직도 2만5,000농가가 인삼에 매달려 살고 있지만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재배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더구나 얼마전에는 중국산이 「고려인삼」으로 둔갑하여 국제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사실이 외신에 크게 보도되었다.
■농업에서 땅이 넓은 나라가 경쟁우위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인삼을 대량으로 재배하면서 홍콩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아시아인들이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식품과 약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알고 이 틈새시장에 착안하고 있다. 자칫하다간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다. WTO시대의 인삼정책은 통상협상, 브랜드보호, 정보수집 등 나라 밖에 있지 인삼밭에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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