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자」. 내년 미 대선의 민주·공화당 후보지명전에서 줄곧 2위권을 지키고 있는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과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첫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서는 선두주자인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를 각각 앞섰다.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지난 17일부터 닷새동안 예비선거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600명을 전화로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2주전까지 동률이었던 브래들리와 고어의 지지율은 48대36으로 브래들리가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600명중 39%가 맥케인을 지지한데 비해 선두주자인 부시의 지지율은 9%가 처지는 30%에 그쳤다. 이 결과는 2주전에 실시된 조사와 비교할때 부시의 지지율은 고착상태에 빠진 반면 맥케인의 지지율은 2% 포인트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국적인 지지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브래들리와 맥케인이 최근 한달동안 거의 뉴햄프셔주에 살다시피 하며 이 지역의 표밭을 저인망식으로 누빈 결과여서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선 1년을 앞두고 지난달말 뉴스위크 등 각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국적인 지지도에서 고어는 40%선을 얻어 25%선에 머물고 있는 브래들리를 15% 이상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시는 63%의 지지율을 획득, 12%를 얻은 맥케인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실시된 TV토론 등을 통해 이같은 격차는 다소 좁혀진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으나 국면을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극적 계기를 찾지못할 경우 전세역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브래들리와 맥케인은 최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자금법 개혁을 부르짖는 등 공동전선을 펴기에 이르렀다.
또 이들은 뉴햄프셔주에서 기선을 잡기위해 1주일가운데 4~5일을 이곳에 진을 치고 있다. 이들은 유난히 추위가 드센 뉴햄프셔주의 조그만 촌락까지 버스로 누비고 다니며 유권자를 설득하고 있다. 특히 프로농구 스타 출신인 브래들리는 왕년의 농구스타들을 대동, 유권자 모으기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막상 「뉴햄프셔로부터의 기적」이 일어날지에 대해 정치분석가들은 회의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1일 『브래들리와 맥케인이 뉴햄프셔의 승리에 힘입어 전국적 지지율 열세를 극복한 클린턴 대통령 등 과거의 선례를 꿈꾸고 있으나 부시와 고어의 지지기반이 워낙 탄탄해 상황이 여의치않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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