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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시화호 보안관" 조수감시원 최종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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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시화호 보안관" 조수감시원 최종인씨

입력
1999.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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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시화호 지킴이로 소문나 있는 최종인(崔鍾仁·46·사진)씨가 올해 겨울부터 진짜 시화호 「보안관」으로 「취임」했다.지난 94년부터 안산 화성지역 공단폐수로 썩어가는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앞장서 왔던 그는 11월 안산시청 조수보호감시원으로 위촉받았다. 요즈음 그의 하루일과는 승합차로 시화호 주변을 돌면서 밀엽꾼을 감시하는 것. 최근 수질이 개선돼 사시사철 철새가 도래하자 이를 노리는 밀렵꾼들이 급증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도 마다하지 않고 하루 걸러하는 잠복근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의 차안에는 재산목록 1호인 카메라장비와 외투, 담요, 위장망, 버너 등 간단한 취사도구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 실려있다.

그는 원래 서울의 영세 제조업체의 직원으로 일했었다. 환경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우연찮게 공장페수로 썩어가는 시화호를 본 순간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97년에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예 환경운동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의 고집에 백기를 든 아내는 이제 가계를 대신 책임져가며 매일 순찰장비를 챙겨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의 시화호 지키기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호수로 흘러드는 폐수를 거슬러 올라 배출업소를 찾아낸 뒤 업자들에게 설득도하고 따지기도 했지만 멱살잡이와 협박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나마 최근의 밀엽군 단속은 신변의 위협마저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밀엽꾼들은 카메라와 손전등만 들고 단속하는 그를 향해 엽총을 쏘며 도망치기도 한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또다른 값진 일을 해냈다. 한 달에 40만원 가량의 필름값을 써가며 촬영한 5만여장의 환경관련 사진이 그가 만든 「보물」이고 「업적」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검은머리 물때새 촬영에 성공했으며 96년 시화호 물고기 떼죽음사건, 포도밭 염분피해 사건, 30여년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조롱이 사진 등 귀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요즈음 그의 걱정은 단하나.

『호수주변으로 몰려드는 밀렵꾼을 단속하지 않으면 야생동물의 씨가 말라버릴지도 몰라요』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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