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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공조 합당무산후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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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공조 합당무산후 '찬바람'

입력
1999.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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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이 완전 물건너간 뒤 공동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양당 공조전선에 이상 기류가 흐르는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는 22일 저녁 청와대 회동에서 「연합공천」에는 합의하지 않았다. 「총선은 양당이 협의해 치른다」는 게 발표 내용의 전부다. 두 사람은 회동 직후 굳은 표정으로 『끝까지 공조한다』고 강조했으나 양당 일각에서는 『각개 약진해 총선을 치르는 게 득이 된다』는 주장이 곧바로 흘러나왔다.

양당은 우선 합당 무산 배경을 둘러싸고 서로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자민련이 공동여당의 장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합당론에 제동을 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민련에선 『국민회의가 그동안 자민련을 우당으로 대우해줬느냐. 오막살이더라도 내집에서 사는 게 낫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두 당은 또 연합공천을 둘러싸고 샅바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총장은 『공동정부 정신에 맞게 각료 배분이나 연합공천에서 균등 배분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국민회의는 『공천을 5대5로 배분하다가는 여권이 공멸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24일 『합당이 안돼 안타깝다』며 『연합공천은 당선 위주를 기준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양당 일각에서는 연합공천을 하지 말고 서로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도 있다. 국민회의 일부 의원은 『자민련이 합당 반대로 몽니를 부렸으므로 우리도 연합공천에 응하지 말자』고 강경론을 폈다. 반면 자민련 일부 당직자는 『연합공천을 하지 말고 자민련이 야당 목소리를 내면서 선거에 임해야 유리하다』고 배수진을 쳤다.

양당의 정체성과 색깔을 둘러싼 신경전도 노골화하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자민련이 국가보안법 개정에 반대하는 등 사사건건 개혁법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으나, 자민련은 『국민회의가 보수층 표를 잃는 일만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확산되는 2여간의 난기류 때문에 공동여당의 기본틀은 유지되더라도 양당이 총선전에서 서로 비난하는 관계로 변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총리가 합당 불가를 결심할 때는 양당관계가 최악의 사태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와 청와대는 그동안 합당을 전제로 정국 프로그램을 짜왔다. 합당이 무산된 뒤 양당이 어느 수준의 공조관계를 설정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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