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단과 함께 서울을 방문한 평양 교예단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교예단이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고난도 묘기를 보여주자 24일 현대측과 워커힐 호텔에는 이들에 대한 문의전화가 폭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곡예장면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기도 했으며 평양교예단의 묘기만 따로 공연할 계획이 없느냐는 요청도 쇄도.○…24일 새벽 서울지역에 내린 눈은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특수성탓에 북한 선수단이 묵고 있는 워커힐 호텔에 투숙중이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들뜨게 한 반면 북한 선수단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새벽부터 눈이 내리면서 워커힐 호텔은 쌓인 눈과 주위 풍경이 어울리면서 「은세계」를 연출, 좀처럼 눈을 구경하기 힘든 동남아국가 관광객들과 일반 투숙객들은 삼삼오오 호텔 밖으로 나와 눈을 감상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북한 농구선수단은 『북한에서는 눈을 싫증나도록 볼 수 있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북한 농구단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의미부여를 두지 않는 등 시큰둥한 모습.
○…이날 시내 주요도로가 얼어붙자 현대측과 워커힐 호텔은 통일 농구단 수송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 선수단이 묵고 있는 워커힐 호텔은 한강변 언덕위에 있어 눈이 조금만 내려도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 택시 운전사들도 운행을 꺼리는 곳. 호텔 직원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 호텔로 통하는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결빙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운전사들도 대형버스의 히터를 틀어놓고 선수들을 기다리는 등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기울였다.
○…경기를 마친 북한 농구선수단은 하얏트 호텔로 이동, 오후 8시부터 만찬행사를 가졌다. 이날 만찬회는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사장, 윤세영(尹世榮)KBL총재,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오후 9시 30분 만찬을 마친 선수단은 워커힐 호텔로 이동, 서울의 마지막밤을 보냈다.
김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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