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제대군인에 대한 가산점 부여 제도」에 대한 위헌결정이 내려진 뒤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는 물론 청와대와 행자부 홈페이지 등에 현역복무를 마친 남성들의 「이유있는 항변」들이 쏟아지고 있다.제대군인 가산점 문제는 남녀평등의 문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상황에서 건장한 남성이라면 20대 초반을 병영에서 보내야 하는데, 이때 박탈당한 계발제한이나 기회상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되느냐는 주장이다.
같은 논리라면 내년부터 공무원이나 공기업이 임용대상자 중 여성 20%, 장애인 5%를 의무적으로 채용토록하고 있는 채용목표제는 왜 「평등의 문제」에서 제외돼 있느냐는 주장도 있다. 지원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도 제대군인에게 5%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라는 한 제대군인은 『26개월동안 군에 묶여 있는 동안 여성이나 면제자들은 학원에 다니며 시험준비를 했다. 이렇다면 누가 국방의무를 수행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역(逆)차별」이라는 인식이다.
국방부를 포함해 국가보훈처, 재향군인회측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장병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현역복무를 하고 있다는 것, 건장한 남아로 태어났다는 것이 잘못』이라는 자조가 일선 부대 장병들 사이에 팽배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군복무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지 특별한 희생이 아니라는 헌재의 지적은 옳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더 많은 짐을 떠안았던 제대군인에 대한 상대적 배려는 어떤 형태로든 있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평등」 아닐까.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