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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김치필름 페스티벌] 리처드 김-써니 리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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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김치필름 페스티벌] 리처드 김-써니 리 참가

입력
1999.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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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나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할까. 어디에 살건, 어떤 소재를 선택하든 그들은 한결같다. 네살때 미국으로 떠난 서니 리(30)도, 미국서 태어나고 자란 리처드 김(27)도 예외일 수 없다. 이름(생활)은 미국일지라도 성(피)는 한국이기 때문에.23일 끝난 재외한인작가전 「헬로 김치 필름페스티벌」에 참가한 두 사람은 그 이유를 『그것이 나의 최초의 문제이자, 가장 익숙한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버클리대 정치학과를 거쳐 USC에서 영화와 TV를 전공하고 있는 리처드 김은 그것을 「젓가락」이란 아주 작은 것에서 발견했다. 어렸을때 그는 삼촌으로부터 『제 젓가락 쓰는 것 좀 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 창피스런 경험이, 작은 실수에서 그는 자신이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임을 느꼈다. 그때 젓가락 사용법을 익혔다. 하찮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그에겐 큰 성공이었다. 『좀 더 한국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첫 단편 「뿌리를 찾아서」(95년)는 그런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았다.

노스웨스턴대를 졸업하고 LA에서 활동중인 서니 리. 부모세대와의 갈등, 미국 주류사회에 편입하지 못하는 절망을 「카우 걸」(96년)이 되려는 한국여성을 통해 코믹하게 그렸다. 한국 관객들이 주제는 이해하지만 유머까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뉘앙스까지 드러내지 못한 번역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것 역시 정체성의 충돌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두 사람 모두 한국말을 독학으로 배웠다. 리처드 김은 우리 드라마 「모래시계」「질투」의 비디오를 보기 위해 사전을 찾아가며, 서니 리는 93년 부모를 이해하고,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인의 삶을 경험하기 위해 서울 YMCA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1년 동안 생활했다. 리처드 김은 그룹 「솔리드」의 이준이 미국 유학왔을 때 그의 룸메이트였다. 그래서 한국의 가수들을 많이 알고, 그 인연으로 1월에 미국에서 가수 김원준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난 2년 후에는 장편영화로 나가겠다는 계획. 서니 리는 이미 장편영화 시나리오 몇 편을 쓰고 있다.

리처드 김의 우상은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아시아인으로 할리우드 주류감독이 되는 것이다. 서니 리도 같다. 그에 앞서 한국과 공동제작 가능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리처드 김은 미국교포와 31세의 한국여성의 사랑 이야기인「올드미스」 시나리오를 써 놓았고, 서니 리는 한국에서 미국인의 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물을 구상중이다. 그들에게는 「헬로 김치 필름 페스티벌」이 그 접속의 시작이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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