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한항공인가.밀레니엄 세밑의 화물기 추락사고로 대한항공은 날개를 잃고 더이상 비켜설 곳 없는 벼랑끝에 섰다. 4월 중국 상하이공항 화물기 추락사고, 김포공항과 포항공항등에서의 잇단 사고, 11월 조종사 실수등 인적요인으로 판가름난 괌공항 참사원인 등에 이은 이번 사고로 대한항공의 국내외적 이미지는 결정타를 맞은 셈이다.
왜 그럴까. 유독 대한항공의 사고가 많은 이유에 대해 항공전문가들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여러가지 진단을 내린다.
먼저 조종사등 조직원들의 안전의식 부재가 지적된다. 선진항공사의 제도와 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세계 최고의 비행훈련 전문업체에 조종사 훈련 및 평가를 위탁하는 등 외면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잇단 사고는 이 요인외에는 설명될 길이 없다.
위기상황이 닥치면 매뉴얼을 잘 따르지 않는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관행, 지난해초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비사 179명이 대거 퇴직한 이후의 공백등 조직의 불안 요인은 안전의식을 뒤흔든 대표적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명예회장등 3부자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된 끝에 조양호 대한항공회장이 구속되고 5,400억여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이같은 안팎의 시련도 사기와 기강을 뒤흔들면서 사고재발에 한몫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우리 국적 항공사들의 안전등급은 수치등급 73.8(대한항공 72.4, 아시아나항공 75.3)로 세계평균 92.6, 아시아지역 평균 85.4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괌참사의 원인이 지난달 초 발표된 직후 건설교통부로부터 향후 1년간 국제노선 배분 금지와 괌 및 사이판 노선 2년간 노선면허 발급 금지 등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 건교부는 23일 런던사고와 관련, 사고원인에 관계없이 대한항공에 대해 우선 6개월간 신규 국제노선 배분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물론 사고원인에 따라 추가적인 중징계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괌사고의 징계와 잇따라 들이닥칠 중국 상하이 사고와 영국 런던사고 징계의 3각 파고로 이미지 추락은 물론, 생사의 기로에 섰다.
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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