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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GM의 대우차 인수 타당한가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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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GM의 대우차 인수 타당한가 찬/반

입력
1999.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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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우자동차 인수와 관련, 다국적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우리 기업인 현대간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GM측은 수출 증대, 국내 부품업계의 납품기회 확대 등의 장점을 들어 자신들이 인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대측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럼] GM의 대우차 인수 타당한가/찬성

제너럴모터스(GM)는 13일 정부와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대우자동차 인수의사를 밝혔다. 92년 대우자동차와의 합작을 해지하기까지 15년간 합작경험과 2년간에 걸친 실사 자료를 바탕으로 결정된 것으로 대우자동차의 강점을 정확히 알고 가장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것이다.

첫째 GM은 대우자동차가 GM과 생산시설및 부품을 호환하기 쉬울 뿐아니라 기술력, 생산능력, 동유럽시장의 시장점유율 등 강점을 갖고 있어 아·태지역의 핵심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 중소형차 부문에서 GM 세계전략의 핵심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일부의 우려와 달리 대우자동차는 GM의 단순조립공장이 아니라 새 시장과 선진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설계, 개발, 제조를 총괄하는 세계적 공급기지가 될 것이다.

두번째로는 고용을 승계함으로써 고용안정화를 기할 수 있다. GM은 쌍용자동차를 포함, 대우자동차에 대한 고용승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우수인력 양성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만을 염두에 두었던 92년 이전 대우자동차와의 합작은 현재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대우자동차의 핵심능력도 강화했고 세계 자동차시장 또한 변화했기 때문이다.

세째, GM 인수는 한국 부품산업이 활성화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GM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중의 하나는 풍부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부품업체들이 있다는 점이다. GM은 현재 한국의 중소업체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부품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며 향후 한국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한국에서의 부품 구매는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네째, 수출확대와 함께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핵심생산기지라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 GM의 대우자동차 인수 추진은 GM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한 전세계에 대한 대우자동차의 공급 및 판매를 의미하므로 수출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무엇이 대우자동차와 한국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올바른 길인지 빠른 시일내에 현명한 결론이 내려졌으면 한다.

/이기섭·GM코리아 상무

■[포럼] GM의 대우차 인수 타당한가/반대

GM의 대우차 인수의향서 제출이후 각종 매체에 보도된 정부와 채권단의 대우차 처리 방침은 국민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원매자만 나서면 대우차를 빨리 처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10월까지만 해도 대우문제로 금융시장이 불안을 보여 국가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가급적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대우차는 채권단은 물론 우리 자동차산업,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이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

해외 메이저자동차가 대우차를 인수할 때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좀 더 따져보아야 한다. GM의 경우 같은 선진국인 독일 오펠사와 합작해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한 예는 있다. 그러나 메이저가 개발도상국이나 중진국에 진출한 경우 그 나라 자동차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예는 거의 없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한국에서 그랬다.

또 GM이 해외공장을 인수한 후 과감한 인원감축을 단행한 사례를 보면 90년 스웨덴 사브(SAAB)지분을 50% 인수한 후 고용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브라질에는 여러 메이저 업체들이 진출했지만 우리나라보다 자동차 발전이 뒤떨어져 있다. GM이 중진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대표적 예는 우리나라다.

72년 신진자동차와 합작으로 한국에 진출한 GM은 20년동안 경영위기에 있었다. 과도한 경영지도료, 기술로열티, 시장가격 이상의 부품 사용료를 요구해 이것이 대우차 부실의 원인이 됐다. 또 한국실정에 맞지 않는 모델을 들여와 현대나 기아와의 경쟁에서 전반적으로 뒤졌다. 르망 생산능력은 연산 33만대였으나 GM이 대우와 결별한 92년까지 7년간 총수출량은 24만대였다.

또 한국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던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한국시장에 맞는 모델 개발과 부품산업에의 투자를 등한시했다. 이 점이 대우차와 결별하게 된 원인이었다. 이러한 GM에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맡기는 것이 옳은가는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이대창·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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