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 총재의 총리직 수락이 확실해 짐에 따라 자민련 지도체제 개편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박총재는 23일 총리에서 물러나 자민련에 복귀하는 김종필 총리의 후임으로 자신이 거론되는데 대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자민련과 총리실의 분위기도 박총재의 총리입성을 기정사실화 하는 쪽이다.박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총리를 맡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생각할 짬이 없었다. 선거구제 문제가 결론난 것도 아닌데…. 우선 (복합선거구제가) 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야지』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당초『총리를 맡을 생각이 결코 없다』고 말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이다. 총리실과 자민련 핵심 관계자들은 『박총재가 지금은 복합선거구제 관철에 매진할 때이므로 총리인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총리직을 수락한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총재가 총리로 가면 자민련 지도부 전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내년 1월 하순께 전당대회가 열리면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총리가 총재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얼마전까지 김총리는 『당에 돌아가 명예총재로 남겠다』고 밝혀왔고, 박총재는 『김총리가 총재를 맡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대다수 충청권 의원들은 『JP가 총재를 다시 맡아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총재직 문제는 아직 확정된 게 없지만 JP와 TJ가 자리를 맞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일각에서는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기 위해 한나라당 이한동 의원을 총재로 영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당직자들은 『JP의 2선후퇴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이한동의원에게 대표 또는 수석부총재를 맡기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김총리는 조만간 이의원을 접촉할 계획이다. 또 박총재가 당무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박철언 부총재등 영남권 인사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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