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바다에 오래 머물 수록 강해진다. 프로야구에 사상 최대의 연봉태풍이 장외에서 「돈증기」를 마구 빨아들이고 있다. 도대체 얼마를 빨아들일지 예측불허다. 프로스포츠 최고연봉 경신 초읽기에 들어간 삼성 이승엽과 현대 정민태의 연봉킹다툼은 장외눈치싸움이 계속되면서 몸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사실 연봉킹이 누가 될 것인가보다는 몸값이 어느 수준이 될 것인가가 초점이다.단돈 100원이라도 이승엽보다 많이 주겠다는 입장을 현대사장이 삼성사장에게 직접 공언까지 했다. 문제는 둘이 얼마를 요구할 것인가 하는 점. 이승엽은 공공연히 3억원을 이야기했고 정민태는 최근 5억원을 주장했다.
이승엽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송진우 이강철 김동수가 2억3,000∼2억6,000만원을 받자 이달초까지만해도 3억원을 딱 잘라 말했다. 정민태는 광고 등으로 이승엽의 부수입이 5억원이상인 만큼 이승엽과 같은 수준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 따라서 그는 일본진출불발 등 여러 근거를 내세워 최근 5억원을 주장했다. 하지만 홈런한국신기록(54개)을 달성하고 관중을 몰고다닌 이승엽은 정민태의 5억원주장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투수, 최고타자의 연봉협상요지는 프로야구 최고대우. 프로야구 최고대우는 또한 삼성과 현대 양구단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무엇보다 정민태가 5억원을 주장하자 현대보다는 최고타자에 걸맞는 대우를 약속한 삼성의 입장이 다소 난감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남따라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한발 물러서면서도 곤욕스러운 표정이다.
이승엽과 정민태는 올해 각각 1억1,000만원, 1억1억5,200만원을 받아 만약 둘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거의 300%이상씩 인상돼 유래없는 연봉상승률도 기록할 전망이다. 최고투수와 최고타자의 연봉태풍은 잠잠한듯 하지만 장외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인상이다. 양구단은 내년초 연봉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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