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 아저씨의 우리 환경 이야기」는 우리 큰아이가 즐겨 읽는 책이다. 아이는 환경 보호에 대해 읽고 들은 것이 많다보니 엄마가 하는 일에 종종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하곤 한다. 머리를 감겨주면서 샴푸를 쓰면 머리카락 빠지니 비누를 쓰라 하고 차를 타고 나가면 먼 거리가 아닐 때는 자전거를 이용하라고까지 잔소리를 한다.며칠 전에도 설거지를 하는데 물을 왜 그렇게 세게 틀어 놓느냐, 세제는 환경에 나쁘다며 시끄럽게 굴길래 짜증이 좀 났다. 그때 눈에 띈 것이 아이가 종이접기를 한다며 거실에 어질러 놓은 색종이였다.
『너 책 좀 읽어서 안다고 엄마보고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말고 너부터 실천해. 색종이 이렇게 한번 접고 버리면 그게 다 환경 파괴야』
그러면서 너부터 종이며 휴지 아껴 쓰고, 목욕할 때 비누 장난하지 말고, 음식 남기지 말라고 했다. 그것을 버리면 쓰레기고, 다시 만들려면 나무를 베고 공장을 돌려야하니 숲이 사라지고 에너지도 낭비하게 된다며 뭐든 조금씩 아껴쓰는 것이 곧 환경보호라는 말도 덧붙였다.
「뭐든지 아껴 쓰는 것이 곧 환경 보호?」
아이의 잔소리와 어질러진 색종이때문에 짜증이 나서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참 맞는 말이구나 싶었다. 나도 환경 보호 한다며 무공해 세제를 쓰고 샴푸 대신 비누도 써보았지만 실제로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다시 샴푸를, 가루비누를 쓰면서 그동안 환경보호를 잊고 살았다.
샴푸나 가루비누가 편하기 때문에 쓰기는 하지만 조금씩 아껴 쓴다면 그것도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떤 환경보호론자들은 「더럽게 살자」, 「가난하게 살자」고 주장하지만, 사실 뜻은 좋지만 생활에 옮기기는 힘든 말이지 않은가.
「부자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깨끗하게 살기 위해서 절약하자」
일곱살짜리 큰 아이의 잔소리 때문에 그 날 내가 얻은 교훈이다.
강은숙·서울 은평구 신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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