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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정보통신 '최고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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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정보통신 '최고의 해'

입력
1999.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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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은 「정보통신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보통신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국가 경제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물론, 각종 정보기기의 대중화로 국민의 생활상도 크게 변화했다. 세인의 주목을 끌었던 주요 뉴스를 통해 올 한해 정보통신 업계를 되돌아봤다.

인터넷 인구 폭증 국내 인터넷 이용인구는 11월 말 현재 682만여명으로, 올해안에 7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말 310만여명에 비해 무려 1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제 안방에서 PC앞에 앉아 은행일을 보고, 주식거래를 하고, 쇼핑을 즐기는 것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인터넷 붐을 타고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시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ISDN급이상 고속 통신망 가입자가 지난해말 5만여명에서 11월 48만여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고속 통신망을 갖춘 이른바 「사이버 아파트」의 등장은 인터넷이 생활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통신업체 경영권 인수전

정보통신업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기업들의 몸집불리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5월 반도체빅딜에 따른 보상으로 「데이콤 지분 5% 제한」 족쇄를 벗은 LG는 지난달 데이콤 경영권 확보를 매듭지음으로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SK도 최근 포철과 코오롱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신세기통신을 전격 인수했다. 남은 것은 제 2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의 향배. 통신업계 판도를 결정지을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가 선정되는 내년에는 대기업들의 통신 대전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휴대폰 사용자 2,000만명 돌파

현재 휴대폰 사용자는 2,200만여명으로, 국민 2명중 1명꼴. 9월에는 일반 유선전화 가입자수까지 앞질렀다. 한때 「신분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던 휴대폰이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급성장이 이동전화 업체들의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경쟁으로 가능했다는 점은 씁쓸함을 남겼다. 운전중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급증,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공해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휴대폰 대중화로 각 가정의 통신비용 부담도 급격히 늘어났다. 최근들어 시민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휴대폰 요금인하 운동이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벤처신화 창조

벤처기업이 올해처럼 융숭한 대접을 받는 해는 다시 없을 것 같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과 벤처캐피탈의 지원사격도 큰 힘이 됐지만 무엇보다 코스닥의 뜨거운 반응이 수훈갑. 그 덕에 벤처 기업들은 모처럼 자금난 설움에서 벗어났고, 코스닥을 통해 숱한 벤처 스타들이 탄생했다.

벤처기업으로의 전문인력 대이동과 벤처창업 열기로 대기업들은 집안단속에 바빠졌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정보통신 벤처라면 무작정 돈을 쏟아붓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일부 기업은 주가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정부 지원금을 받은 벤처중 상당수가 「무늬만 벤처」로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옥석을 가리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체간 합종연횡 활발

올해 정보통신업계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말중의 하나가 「전략적 제휴」다. 증권사 은행 방송국 등이 줄지어 인터넷업체들과 손을 잡았고, 인터넷업체간 제휴도 활발했다. 대그룹 계열사들간의 「적과의 동침」도 이뤄졌다. 기존 업체들은 이를 통해 보다 손쉽게 인터넷사업에

진출할 수 있고, 인터넷업체들도 「선점효과」가 큰 인터넷분야에서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힘을 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사업이 아직 확실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업체간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성공모델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PC 가격파괴 바람

6월 삼보컴퓨터가 99만원대 PC를 내놓으면서 촉발된 저가 PC 출시 경쟁은 PC통신 가입조건으로 PC 가격을 대폭 깎아주는 이른바 「프리PC」바람으로 이어졌고,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PC」사업으로 절정을 이뤘다.

인터넷 PC는 특히 이 사업에 불참한 대기업들까지 가격인하에 뛰어들게해 국내 PC 가격의 거품을 빼는데 기여했다. 또 21일부터 펜티엄Ⅲ인터넷PC가 시판된 것을 계기로 고급 PC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정통부는 올해 PC 판매량이 지난해 130만대에서 230만대로 부쩍 늘었고, PC 보급대수는 내년초 1,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CIH바이러스 파동

정통부나 컴퓨터 업계 관계자들에게 4월26일은 올해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이날 출현한 CIH바이러스로 전국적으로 수십만대의 PC가 피해를 입었고 주무부처인 정통부와 한국전산원조차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CIH바이러스 파동은 정보화 역기능 방지가 정보화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이를 계기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사용이 급격히 늘었고 해킹방지를 포함한 「정보보호」산업이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Y2K 바이러스」와 해킹 사고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연시. CIH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O양사건과 백지연 파문

올초 등장한 탤런트 O양의 정사 비디오는 인터넷에 올려지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온라인 음란물 유통의 심각성이 어느 수준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시민단체들이 음란물 퇴치 운동을 펼쳤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관음증」에 묻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소송으로까지 비화한 백지연씨 사건은 사이버공간에서의 명예훼손 문제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O양사건과 마찬가지로 소문의 진위에만 관심이 쏠려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리눅스 돌풍

올해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최대 이슈는 「리눅스」 돌풍. 소스코드가 공개돼있어 이른바 공개 운영체제(OS)로 불리는 리눅스는 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아성을 무너뜨릴 차세대 OS로 떠오르고 있다.

정통부는 7월 『한국을 아시아의 리눅스 메카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지원책을 발표했다. 안철수연구소 나모인터랙티브 리눅스원 등이 공동출자한 앨릭스, 한글과컴퓨터의 한컴리눅스 등 리눅스 전문업체 설립도 잇따랐다. 이들은 국내의 대표적 SW의 리눅스판을 개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PC 게임방 봇물

지난해 첫 선을 보인 PC방은 인터넷 붐을 타고 급속도로 증가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1만5,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PC방은 청소년들 탈선장소로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인터넷 대중화에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평이다.

최근 아이패스 세화인터넷 한소프트네트 등이 PC방 네트워크 사업에 뛰어드는등 PC방을 「생활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이들은 중국 일본 등 해외 진출도 추진중이다. PC방은 또 게임 컨텐츠 광고 등 관련 업계 발전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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