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후 최초로 성사된 남북한 대중연예인들의 잇다른 합동 공연 뒷맛이 개운치 않다. MBC와 SBS가 방송한 남북한 합동공연은 양사의 경쟁심리에다 기획사 준비부족, 북한의 일방적인 공연계획변경 등이 겹쳐 기대 이하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공연기획사 SN21과 MBC가 20일 오후 10시 50분 방송한 「민족통일음악제」는 당초 발표한 일정, 출연진, 방송 방식 등이 모두 변경되고 말았다. 주최측은 11월말 방북, 공연협의를 마치고 돌아와 방송사상 최초로 16일 북한공연을 생방송하고 남한의 조성모, 김건모 등과 북한의 인민배우 김광숙 등이 출연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일정 추가협의로 인해 생방송이 무산됐다. 또한 MBC가 출연한다고 선전한 톱가수들은 사전협의가 없었고 국내 공연 일정이 잡혔다는 이유로 북한행을 거부해 대부분 출연자가 교체됐다.
20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의 공연도 방송사가 발표한 내용과 전혀 달랐다. 원래 남북한 가수들이 1명씩 차례로 나와 노래를 부르기로 했으나 1부 남한측가수공연, 2부 북한측 공연으로 구분돼 단조롭게 진행됐다. 또 그룹 코리아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북한측의 「휘파람」가수 전혜영, 김광숙 등 북한측 연예인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5일에 있었던 평양공연을 10일 방송했던 SBS도 기획사 코래컴이 로저 클린턴 특별공연으로 기획한 것을 마치 자신들이 기획한 북한 공연처럼 홍보해 비난을 샀다. 이번 두차례의 남북한 대중가수들의 평양공연은 남북문화교류 성사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남북한 합동공연 추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배국남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