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100여개의 인터넷기업을 육성, 한국을 「세계의 인터넷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손정의(孫正義·42)일본소프트방크사장. 손사장은 이미 120여개의 인터넷기업을 거느린 「인터넷 황제」다. 손사장은 일본에서 재일교포 3세라는 약점을 딛고 일어선 의지의 기업인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20일 손사장을 「99년 아시안 뉴스메이커」로 선정했다.손사장은 20일 방한, 서울신라호텔에서 나래이동통신과 「소프트뱅크홀딩즈코리아」(SBHK)라는 투자지주회사 공동설립계약을 맺고 21일 오후 일본으로 떠났다. SBHK설립은 손사장의 한국투자 1호인 셈이다. 손사장이 할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에서 어떤 모습의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나갈지 알아봤다.
_SBHK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SBHK는 한국의 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일본소프트방크의 투자지주회사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인터넷분야에 대한 소프트방크의 투자는 모두 SBHK를 통해 이뤄질 것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한국의 인터넷기업 100여개사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_투자규모는 얼마입니까.
『최소한 1억달러에서 출발합니다. 필요하다면 앞으로 2억, 3억달러로 계속 늘릴 생각입니다. 우선 투자분 1억달러 가운데 8,000만달러는 SBHK에서 한국 인터넷기업에 직접 투자할 계획이며 2,000만달러는 한국의 인터넷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설립을 위한 종자돈으로 쓰일 것입니다』
_투자대상업체는 정해졌나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현재 나래이동통신측에서 물색중입니다. 투자대상리스트가 있다는 말은 소문일 뿐입니다. 그런 소문은 주가 등에 영향을 미쳐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_투자대상 업체의 선정 기준은 무엇입니까.
『네가지입니다. 우선 해당업체의 비즈니스모델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경영인의 열정과 구성팀을 검토할 것이며 사용자수, 거래현황, 접속건수 등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_우선 투자대상으로 고려하는 기업이 있나요.
『소프트방크에서 미국과 합작으로 설립한 업체들의 국내지사입니다. 예를 들어 야후코리아, 이트레이드코리아 등입니다. 총투자금액의 20%를 이들 업체에 지원할 것이며 40%는 아이디어만 갖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이나 이제 막 시작한 초기 인터넷업체들을 위해, 나머지 40%는 서비스제공중인 후기 단계의 인터넷기업들을 위해 쓸 생각입니다』
_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습니까.
『M&A는 관심없습니다. 오로지 인터넷기업의 성장을 위해 지원만 할 뿐입니다』
_한국의 증권시장에도 관심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만….
『한국의 주식시장을 잘 몰라서 결정한 것은 없지만 한국인들이 원한다면 한국경제에 대한 지원방안의 하나로 적극 돕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의 나스닥과 나스닥저팬, 나스닥유럽을 연결해 24시간 휴장없는 글로벌증권시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코스닥증권시장이 제휴관계로 참여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 관계자들과 계속 접촉중입니다』
_21세기 인터넷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21세기의 인터넷시장은 아시아가 주도할 것입니다. 특히 아시아최대의 인터넷시장으로 중국이 부상할 것으로 봅니다. 중국은 2005년에 3억명의 네티즌을 확보해 한국과 일본을 능가할 것입니다. 그래서 곧 중국에도 소프트뱅크홀딩즈차이나를 설립하고 5년 동안 100여개 기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등 전세계 780개 인터넷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_한국의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21세기에 한국이 인터넷시장에서 강자로 살아남으려면 인터넷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초고속인터넷망에 연결된 1인 1PC를 쓰도록 정부가 앞장서 보급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이 비용이 10년동안 100억달러 정도 들 것으로 보는데 고속도로 놓는 비용보다 저렴합니다. 저는 이같은 계획을 일본의 인터넷정책으로 삼자고 정부에 건의했습니다(그는 현재 일본 총리실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는 같은 내용을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정부에도 권하고 싶습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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