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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마카오 반환과 중국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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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마카오 반환과 중국의 부상

입력
199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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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고려대교수·경영학)12월 20일 0시를 기해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되었다. 1587년 청나라와 포르투갈 간에 불평등 조약이 체결된 지 412년, 중국 베이징(北京)의 마카오 반환협정이 조인된 지 13년만의 일이다. 한 때 마카오는 고아, 말라카와 함께 포르투갈의 아시아 무역전진기지였으나, 홍콩의 부상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오늘날도 마카오는 인구 43만명, 면적 20.96㎢의 자그마한 도시로 카지노, 개·오토바이 경주 등 관광산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교역액도 3,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마카오의 중국귀속이 우리 경제에게 주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아시아에 미치는 정치·경제적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선 마카오 인수는 중국의 국제정치적 위상을 크게 강화시켜 줄 것이다. 중국은 97년 7월 1일 홍콩 주권을 인수하고 11월 15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관한 미국의 합의를 끌어낸데 이어 마카오를 접수하게 됨으로써 치욕의 역사를 씻고 21세기를 향한 힘찬 거보를 내딛게 되었다.

둘째, 마카오 주권반환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통일공세 강화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1국가, 2체제」의 우월성을 내세우고, 한편으로는 「무력통일 불사」라는 채찍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의 WTO 가입」이란 당근을 제시하면서 대만이 「양국론」을 포기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대만은 미국에 의지하게 될 것이므로, 21세기 초엽 미국과 거대 중국간에는 대만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귀속 이후 마카오는 지금까지의 오명을 벗고 건전한 관광특구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마카오는 폭력조직인 「트라이어드(三合會)」의 소굴이었고 마약, 인신매매 등이 성행하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정 지도부는 마카오에 진주한 인민해방군과 경찰에게 폭력배 소탕, 각종 사회악 근절 등 치안 강화 임무를 하달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마카오를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 육성시키기 위해 관광 관련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국내외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마카오 주민들이 중국 귀속을 반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마카오의 중국 귀속은 마카오-홍콩-광둥(廣東)-푸지엔(福建)-대만을 연결하는 「소중화경제권(小中華經濟圈)」이 실제로 태동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만이 WTO에 가입하고 마카오가 카지노 캐피털리즘의 메카로 발전하며, 국제금융·무역의 중심지인 홍콩과의 연계성이 강화될 때, 화남(華南)지방에는 말 그대로 금융·무역·관광·오락 등을 포괄하는 종합서비스 산업특화형 「자연적 경제지대」가 생기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 대륙의 서비스 산업 활성화 추이와 맞물려 중국시장 개척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변모하는 마카오의 역할과 기능에 주목하면서, 홍콩-마카오-중국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중국과 홍콩의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부상하는 중화경제권에 대한 기업의 진출을 도와줄 수 있도록 종합정보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마카오 폭력배 조직의 국내 잠입 가능성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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