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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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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어쩌란 말이냐"

입력
199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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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모 특별검사팀은 옷로비의혹과 관련, 검찰과 사직동팀의 축소·은폐의혹을 밝힘에 따라 「성공적인 특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특검팀으로부터 기록을 넘겨 받아 수사에 착수한 대검중수부는 크게 당황하고 있어 특검팀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대검이 곤혹스러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검팀이 새로운 물증을 찾아내 핵심의혹을 규명하기보다는 정황만 내세워 판단만 했기 때문이다. 대검 관계자는 『특검에서 넘어온 수사기록은 5,33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기존에 드러난 사실을 뒤집을 물증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옷사건의 핵심이고 향후 위증수사의 축인 연정희씨의 호피무늬반코트 구입 경위와 관련, 특검팀은 『거저 가져 간 것』이라고 결론지었지만 확실한 물증은 뒷받침되지 않았다. 사직동팀 내사유출사실을 규명할 연씨의 옷반납 이유도 『연씨가 자신의 행적이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을 알고 반환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연씨의 장부조작을 정일순씨가 받아 들인 이유도 『정씨가 사실관계의 왜곡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아야 함』이라고 결론지었다. 「판단됨」 「추정됨」 「보임」등으로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지 법률적으로 공소제기나 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대검은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로 증폭될대로 증폭된 의혹을 어떻게 규명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다른 장관부인에게 밍크코트가 전달됐다』는 의혹으로 번진 「밍커코트 4벌」은 대표적 사례. 특검은 『정씨가 박모씨로부터 구입한 밍크코트 4벌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밍크코트와 관련해 120쪽에 달하는 내용을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120쪽 어디에도 밍크코트가 로비나 선물용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검찰은 핵심 관련자들이 또 진술을 바꾸거나 새로운 물증을 제기할 경우, 특검의 수사결과가 다시 뒤집어지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관련자들이 벌써부터 『특검수사가 잘못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검사는 『특검이 제기한 의혹이 검찰에서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사실관계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결과를 믿어주겠느냐』며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검은 진실이고 검찰은 거짓」이란 여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가운데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고민이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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