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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되는 전직 대통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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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되는 전직 대통령들

입력
199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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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27일 전직대통령들과 3부요인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관위원장을 부부동반으로 초청, 청와대에서 송년 만찬을 갖기로 했으나 김영삼 전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김전대통령이 김대통령에 대해 감정의 앙금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우울한 삽화였다. 반면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은 20일 자택을 방문한 남궁진 수석에게 흔쾌히 참석의사를 밝혔다.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나름대로 정성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한광옥 비서실장을 상도동 김전대통령 자택으로 보냈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은 『일정상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은 한실장에게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자리』라고 의미있는 말을 던진 뒤 『김대통령에게 안부나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라진 점은 김전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 인사차 방문하려던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문전박대했을 때와는 달리 한실장을 반갑게 맞이했다는 것. 한실장은 두 김씨가 80년대 민추협 공동의장을 할 때 민추협대변인을 맡았었다.

김전대통령은 지난해 7월31일 전직대통령 부부동반 초청만찬에 참석한 후 김대통령의 초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지난 10월 부산 민주공원 개원식에서도 김대통령이 참석했는데도 현 정부를 「독재정권」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격하게 비난한 바 있다.

김전대통령이 이처럼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는 감정적 거부감 외에도 차남 현철씨의 복권문제가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8·15특사에서 사면만 되고 복권이 안돼 내년 총선 출마가 어렵게 돼있다.

김전대통령과는 달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은 남궁진 수석에게 김대통령의 노고를 위로하고 우의를 표시했다. 최전대통령은 부인 홍기여사의 건강문제로 혼자 참석하겠다고 밝히고 『여러가지 어려운 일이 있지만 큰 가닥이 잘 잡혀가고 있어 나라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전대통령은 또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새 천년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전대통령은 남궁진수석에게 『경제위기를 잘 극복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힘든 지는 대통령을 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말했다. 전전대통령은 『김대통령이 구조조정 등 많은 일을 했지만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노전대통령은 『예나 지금이나 나라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김대통령이 지역감정 해소 등 국민의 응어리를 풀고 역사에 남을 업적을 이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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