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맞추어 드립니다」각 증권사들이 잇따라 개인자산의 통합관리시스템인 랩어커운트형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존의 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와는 색다른 형태의 「맞춤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랩어카운트란 여러 종류의 자산운용 서비스를 하나로 싸서(wrap) 고객의 기호에 맞게 제공한다는 자산종합관리계좌를 말한다. 주식에 직접투자 할 지, 수익증권에 가입할 지, 아니면 뮤추얼펀드에 맡겨야 할 지 증권사와 투신사의 숱한 상품을 두고 망설이는 투자자를 컨설턴트한 다음 자산을 대신 운용해 주는 간접상품의 일종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랩어카운트는 대우증권의 스펙트럼.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먼저 금융설계사와 상담을 거쳐 가장 적합한 자산배분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스펙트럼의 경우 성장형 성장가치혼합형 가치형의 3가지로 분류돼 있어 가령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성장형을 추천 받는다.
성장형은 주로 인터넷 관련주, 정보통신, 기술주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를 우선하며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가치형에 비해 수익이 높긴 하지만 위험도 그만큼 높다. 또 장기 운용과 단기 운용에 관한 컨설턴트도 받을 수 있다. 랩어카운트는 이렇게 자산을 맡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구성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증권사는 3개월마다 한번씩 투자자와 함께 자산구성에 관한 논의도 한다. 이모든 과정에 드는 수수료는 기존의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 대우증권은 2%선을 제시했다. 대우증권 외에도 삼성증권이 미국 스미스바니증권의 뮤추얼펀드랩어카운트 상품을 벤치마킹한 자산분배프로그램을 개발완료하고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한빛 현대 동원증권 등도 내년 상반기 시판을 목표로 자체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선보인 대우의 스펙트럼은 가입한도가 10억원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증권거래법상 증권사는 고객자산 운용, 투자자문 등의 통합적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 업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랩어카운를 허용하는 개정법이 통과될 경우 실제로 상품이 나오는 내년부터는 가입한도도 1,000만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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