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모든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예외 없이 새 천년으로 통한다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의 흐름이나 주변의 조그만 변화에도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곤 하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하루하루의 일상에 묻혀 바쁘게 살아가는 나 자신도 새 천년에는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우선 평생직장이란 단어가 아주 가까운 장래에 사라질 것이며 노동시장의 다극화, 국제화 및 유연성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다. 특정 부문에 전문성 없이는 언제라도 도태될 것이며 반대로 전문성 있는 인력은 언제라도 좋은 조건의 직업을 국경을 초월하여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주기적인 재교육과 자기개발 없이는 어떤 분야에서건 전문가가 될 수 없기에 직장 내에서의 학연, 지연에 따른 줄서기와 상명하복의 관행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나 역시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갖는 횟수와 시간을 대폭 줄일 작정이다.
변화된 패러다임에 적응하려면 나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전문성을 키우는데 필요한 시간을 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정이 갖는 의미가 변하고 그 안에서의 역할을 수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개인의 삶의 부침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가정과 가족간의 사랑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더라도 편히 쉴 수 있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공간으로서의 가정과 가족간의 사랑이 모든 가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또한 가족내 기본 질서가 부부 혹은 부자간의 상하관계에 근본을 두기 보다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동반자적인 횡적 관계로 변화할 것 같다.
따라서 나 역시 새로운 해에는 나의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눈높이를 맞춰갈 생각이다.
여기에 덧붙여 바람이 있다면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박고있는 천민자본주의의 청산이다. 기본적인 원칙도 없고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 뉴스의 헤드라인을 뒤덮는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 등등…. 이런 모든 것들이 사라진 건강하고 서로를 존경할 줄 아는 사회를 내 아들딸에게 물려주고 싶다. 결국 새 천년을 맞는 나의 화두는 「전문성」과 「가족사랑」 그리고 「도덕성 회복」이다.
/서병기 외환은행 리스크관리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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