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사건 특검의 수사결과발표로 헌정사상 첫 실험인 특별검사 활동이 마무리됐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특검활동 전체를 평가하기에 앞서, 옷로비 특검이 내놓은 수사결론을 높이 평가한다. 관련자를 구속기소하는 등의 구체적 성과여부를 떠나, 1년 가까이 민심과 국정을 어지럽힌 사건을 주요대목마다 국민다수의 건전한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결론내린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특검 수사결론은 법원의 최종판단에 앞서 검찰 보완수사와 기소가 필요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사직동팀과 검찰, 국회 청문회등이 한결같이 사건을 축소·은폐·조작하거나 얼버무렸다는 사실을 공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 처음 확인한 의미는 크다. 권력과 검찰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들이 불거지자 잘못을 인정하고 관련자를 문책했지만, 총체적인 의혹규명과 문책범위를 놓고 다시 갈등하는 상황에서는 한층 뜻깊다.
이제 권력과 검찰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의 성과를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검이 태생적 한계때문에 못다한 의혹해소 작업을 깨끗이 마무리해야만 권력과 국민을 괴롭힌 갈등과 불신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안에 갈등을 모두 풀자는 대통령의 희망에 공감하지만, 거기에 접근하려면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정의감을 끝까지 존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검찰조직의 비상한 노력이 요구된다.
특검제의 목적은 정치적 이해가 충돌하는 의혹사건을 처음부터 특검이 독립적으로 수사, 사법정의가 실현됐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주는 것이다. 검찰이 처리한 사건을 특검이 재수사하고, 다시 검찰이 추가적 의혹까지 보태 보완수사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모순되고 복잡한 일이다. 여기서 자칫 판단을 그르치면, 특검성과는 물론 특검제 도입목적마저 무의미해 질 수 있다. 국민적 신뢰회복은 결국 권력과 검찰이 스스로 바른 길로 되돌아가는 복원력을 보일때만 가능하다는 것이 미국이 특검제에서 얻은 교훈이다.
특검제 상설화 논란도 이같은 특검제의 본질과 경험에 바탕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첫 실험결과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경솔하다. 옷로비와 파업유도 특검 모두 성과뿐 아니라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고, 이는 정치적 졸속입법과 권한제약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검찰과 권력현실에는 특검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지만, 바로 그 현실과 대통령이 국회에 우월한 권력구조 등이 미국과 또다른 본질적 제약요인이다.
특검팀에서 상설화 반대의견이 나오고, 미국의 여러 특검도 상설 특검제에 반대한 배경을 정확하게 인식하는데서 논의를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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