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는 모국 복귀라는 대 이벤트로 20세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그러나 사회·경제적 모순을 그대로 안고 있어 전도를 쉽게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다.
우선 주민들의 기대 일감은 치안 강화다. 경제 분야는 에드먼드 호(何厚화·44) 행정특구 장관이 『당분간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공언대로 주민들 대다수 역시 당장은 현상 유지쪽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안 전자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37)은 『그동안 폭력배들과 마찰이 생길까봐 술집이나 가라오케 근처에는 가지 않았다』며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구 43만5,000명의 마카오에서 올해만 총격 사건으로 39명이 숨졌고 98년 재산 대상 범죄는 5769건으로 97년보다 400여건이 늘어났다.
중국 당국도 마카오 귀환 이후 치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올들어 폭력조직인 삼합회(三合會·트라이어드) 소탕 작전에 나섰다. 검거된 두목급 3명은 사형선고가 내려지자 마자 바로 형이 집행됐다. 20일 마카오에 진주한 인민해방군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도 이런 정황 탓이다.
경제 인근의 홍콩과 선전(深수), 광저우(廣州) 등은 마카오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협력 지대인 동시에 마카오의 성장 기회를 박탈할 수 있는 막강한 경쟁 상대들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카오가 이들 힘센 도시의 「부속 동네」정도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마카오는 96년 이후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도박(카지노)을 기반으로 한 관광 산업이 아시아 경제위기를 전후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92년의 건설 경기 과열 이후 미분양 주택 증가로 초래된 은행의 부실 채권 증가와 경제 활동 위축의 부작용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마카오는 자본과 면적, 인구 규모면에서 첨단 3차 산업으로 발돋움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어서 결국 관광 사업 특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콩이 란타오 섬에 종합 카지노 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홍콩을 출발하는 호화여객선에 공해상 도박영업이 인정돼 아시아의 몬테 카를로나 라스베가스라는 마카오의 명성도 빛이 바래지는 형편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조정 방향이 주목된다.
이동섭(李東燮·42)마카오 한인회장은 『갑자가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들이 늘어날 리 없다』며 『점진적인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드먼드 호 장관은 2001년에 끝나는 현행 카지노 독점 사업권을 폐지, 동남아 화교자본을 끌어들여 전 산업에 연쇄 파급효과를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카지노 대부 스탠리 호(何鴻?·78)회장은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이권다툼으로 인한 폭력범죄가 증가할 것』이라고 반발해 카지노 사업이야말로 역시 마카오의 최대 경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카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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