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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순씨 영장 기각때 "보이지 않는 손 힘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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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순씨 영장 기각때 "보이지 않는 손 힘 느꼈다"

입력
1999.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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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옷로비 의혹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 최병모 특검팀은 연정희씨 등 관련자들의 위증을 밝혀내는 등 국민적 의혹을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특검팀은 정일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세차례나 기각되자 『특검의 수사가 벽에 부딪혔다』며 매우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첫번째 영장청구가 기각되자 파견검사들은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이런 영장을 청구했다면 당연히 발부됐을 것』이라며 『법원으로부터 이것보다 더 (허술한) 영장도 여러번 발부받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정씨에 대한 두번째 영장마저 기각되자 특검수사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을 느꼈다』며 외압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검의 수사가 검찰의 축소·은폐 부분에 미칠 때마다 검찰 출신의 양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변호사 출신의 특별수사관들은 『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이 아니었다면 수사가 이만큼 진전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특수부 검사의 수사능력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최특검이 수사기밀 사항을 언론에 유출시킨데 불만을 품고 일부 직원이 사표를 제출하자 양인석특검보가 최특검을 겨냥해 강한 항의를 한 것은 양특검보가 사전에 최특검의 양해를 구해 벌인 「연극」이었다. 당시 일부 언론이 최특검의 말을 인용, 「김태정씨가 입수한 문건 출처는 박주선 전청와대법무비서관」으로 보도한데 대해 파견 검사들과 검찰 일반직 수사관들이 『함께 일 못하겠다. 누구는 수사하고 누구는 (정보를) 흘리느냐』며 사의를 표명하자 양특검보가 취재진 앞에서 최특검을 성토, 이들의 불만을 달래는 방법으로 간신히 내분을 봉합했던 것이다.

양특검보는 당시 파견검사들에게 잔류 명분을 주고 최특검에 대해서도 보안의식을 갖도록 압박하기 위해 사전에 최특검에게 『욕 좀 하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한 뒤 보도진 앞에서 최특검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수사에서 개가를 올리자 최특검은 국민들 사이에서 「형사 콜롬보」로 불리는 등 수사기간 내내 큰 「인기」를 누렸다. 특검팀이 지난달 17일 검찰 수사와는 다른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PC통신에는 「특검팀 파이팅」 「최특검을 대통령으로」 등 특검팀과 최특검을 응원하는 글들이 등장, 특검팀을 고무시켰다. 한편 옷로비 특검팀은 예산 8억1,000여만원중 절반이 약간 넘는 5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억9,000여만원을 쓴 파업유도 특검팀의 예산을 합해 전체 사용예산은 9억원에 그쳐 당초 우려와 달리 「최소 비용, 최대 효과」의 경제원리에 충실했다는 평이다.

○…최특검에 의해 부산지검 특수부에서 전격 차출됐던 김광준(金光浚) 파견검사가 신동아그룹의 외화유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지검 특수부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검사는 지난해 3월초 신동아사건의 내사착수에 참여, 범죄인지보고서까지 작성했으나 지난해 6월 부산지검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그후 신동아그룹의 외자유치건으로 인해 수사유보 결정이 나자 주변에선 김검사의 발령이 좌천성 인사가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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