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9일 김태정 전법무장관 부인 연정희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옷로비 위증사건에 대한 새로운 수사에 착수했다.현재까지 드러난 옷로비 「3인방」의 위증혐의는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9가지, 연씨가 5가지,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가 3가지다. 정씨는 크게 청문회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작년 12월26일 배달했고 올 1월5일 반환받았다고 진술한 점 작년 12월19일 라스포사 매장에 없었다는 진술 작년 12월18∼21일 이형자씨 자매에게 전화해 옷값(1억원)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진술 등이 주된 혐의 내용이다.
연씨는 호피무늬코트 배달 및 반환시점을 작년 12월19일과 올 1월5일로 허위 진술하고 작년 12월19일 작가 전옥경씨의 차를 타고 라스포사 매장을 떠났다고 진술한 혐의이며, 배씨의 경우 이형자씨에게 옷값 2,400만원의 대납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부인한 부분이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미 연씨와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부인 이은혜(李恩惠)씨와의 통화 녹취록, 정씨와 이형자씨 동생 영기씨와의 통화내역 등 상당량의 물증을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아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연씨 등이 특검에서 『12월19일 코트가 배달됐고, 연씨가 외상 구입했다』고 자백한 만큼 이들의 혐의사실이 대부분 사실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내용 중 연씨의 「호피무늬코트 외상 구입」 「1월8일 반환」이 최종보고서에서 「코트구입 사실없음」 「며칠후 반환」으로 뒤바뀐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이 부분은 결국 박주선 전 법무비서관이 사건의 축소·은폐 지시나 김전장관의 개입 여부와도 맞물려 있는 대목이다.
또 옷로비 위증 수사는 『작년 12월26일 연씨 몰래 호피무늬 코트가 배달돼 올 1월5일 반환됐다』는 지난 6월의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을 가능성이 높아 검찰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예전의 검찰 수사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수사 「미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수사팀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전면 재조사를 벌일 경우 또다른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점에서 검찰이 연씨 등 피고발인 3명에 대한 보강조사 후 곧바로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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