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열흘 임시국회' 금쪽같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열흘 임시국회' 금쪽같다

입력
1999.12.20 00:00
0 0

20일부터 회기 열흘의 임시국회가 열린다. 무엇 때문에 세기말의 마지막 시간까지 꽉 채워야 하는 것인지, 정치권은 실컷 놀다가 시험보기 직전 책상머리에 앉은 철 없는 학생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여야는 이 열흘을 또다시 허송하지 말고, 정말 「금쪽같이」 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정기국회 회기동안 정치권은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여의도 의사당에서 여야가 한 것이라고는 비생산적 정쟁밖에 없다. 옷로비 의혹과 파업유도 의혹 청문회, 도·감청 및 언론 대책문건과 관련한 여야공방이 전부인 것처럼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그것도 모자라서인지 천용택 국정원장은 회기 막판 정치권에 싸움재료를 덧붙였다. 김대중대통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과, 국정원 요원들이 정형근의원을 미행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써 꺼져가는 정쟁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지난 정기국회가 새천년을 앞두고 구태의 정치를 슬기롭게 정리하는 「절호의 기회」이면서, 동시에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아쉽게도 절호의 기회는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임시국회 열흘은 여야가 허위단심 붙잡은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이 연내에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선거법 등 정치개혁법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언론대책 국정조사는 여야가 실시키로 합의는 해놓고 엉거주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대국민 약속이라는 점에서 실시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여야가 정치적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국민을 대신해 의사를 표출하는 관정에서 주의 주장이 다를 경우 얼마든지 공방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합리와, 상대를 인정하는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 범위를 벗어나면 정치가 아니라 그냥 쌈박질이다. 그간 여야 공방이 어느 범주였는가는 정치권이 스스로 짐작하고 있을 터이다. 마지막 남은 열흘, 여야는 싸움을 자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남은 숙제를 푸는데 열과 성의를 다해 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대타협의 가능성도 열릴 것이고, 자연스럽게 여야 영수회담의 분위기도 무르익어 갈 것이다. 새 천년 새 아침에 여야총재가 손을 맞잡고 밝은 메시지를 전한다면, 국민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새해선물은 없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