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제프 베조스(35)는 사이버거래의 선구자이자 제왕이다. 그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인터넷이란 단어조차 생소하게 들리던 시절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시작해 무궁무진한 인터넷 산업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는 또 끊임없는 사업확장을 시도, 아마존은 현재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베조스가 시애틀의 자신의 집 창고에서 프로그래머 4명과 함께 인터넷 서점 아마존(Amazon.com)을 창업한 것은 94년. 자신이 금세기 마지막 올해의 인물로 선정될 지 베조스 조차 상상하지 못하던 때다.
아마존은 미국에만 1,0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서점 반즈 앤 노블과 자주 비교된다. 아마존은 단 1개의 매장도 없으면서도 300만종이상의 서적을 취급, 반즈 앤 노블의 17만종을 훨씬 능가한다. 언제, 어디서든 아마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배편이나 항공편으로 전세계 독자에게 책을 배달해준다. 지금은 비디오, 음반, 옷, 약도 판매한다. 아마존의 고객은 현재 450만명에 이르고, 한번 이용한 고객중 64%가 다시 찾아온다.
아마존과 베조스는 단순히 인터넷을 상거래에 접목시켰을 뿐만 아니라 성장기업의 개념을 바꾸었다는 점에서도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창업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낸 적이 없고, 올해에도 최소한 3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아마존을 최고의 성장기업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매년 300%가 넘는 매출액 증가 때문이다.
덕분에 출범 직후 베조스가 200만달러의 창업자금을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던 아마존은 지금 시가총액이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베조스 역시 보유주식의 시가가 78억달러에 달해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갑부순위 18위에 올랐다.
지난 86년 프린스턴대학 전자공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베조스는 하이테크 벤처기업인 FITEL을 공동창업했으나 2년뒤 그만 두고 월가로 진출했다. 뱅커스 트러스트에서 2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을 맡아 90년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고, 그후 아마존 창업 이전까지 투자은행인 디이앤샤우(D E Shaw & Co.)에서 연봉 100만달러를 받으며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메니저 겸 최연소 수석부사장으로 일했다.
베조스는 타임이 지금까지 선정한 올해의 인물가운데 찰스 린드버그(1927년, 선정당시 25세)와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1952년, 26세), 마틴 루터 킹 목사 (1963년, 34세)에 이어 4번째로 젊은 인물이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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