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를 받드는 만년 봉급쟁이」에 불과했던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들도 이제 능력에 따라 수십억원을 거머쥘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스톡옵션을 도입키로 한 현대전자의 정몽헌(鄭夢憲)회장은 19일『김영환(金榮煥)사장에게 스톡옵션(자사주매입권) 10만주를 주는 한편 임직원 1,500명에게도 직급에 따라 스톡옵션 부여 규모를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톡옵션은 자사의 주식을 부여시점 가격으로 일정기간 내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 현대전자의 경우 스톡옵션을 받은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 1년마다 33%씩 행사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전자의 주가는 주당 2만2,000원선이지만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내년 중 주당 4만-4만6,000원선이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특히 전자분야 집중 투자로 내년 이후에는 충분히 10만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전자의 3년 후 주가를 5만2,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김영환사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주당 3만원씩 총30억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전 계열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스톡옵션과 성과급제를 도입키로 한 두산그룹은 스톡옵션의 경우 연봉의 2.5배, 성과급은 연봉의 2배까지 주기로 했다.
물론 스톡옵션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큰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자신이 받은 스톡옵션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나 스톡옵션 자체는 전문경영인의 경영의욕을 북돋우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가 이 제도를 전계열사로 확대하고 삼성과 LG도 계열사별로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전문경영인이 한 회사를 맡으면 가진 재산을 모두 털어 주식을 사들인 후 자기재산을 늘리기 위해서도 사력을 다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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