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제는 한국인의 폐쇄주의·패거리주의 입니다. 몇달전 미국 한 대학의 웹사이트에 개설된 세계 미인대회에서 한국 네티즌의 몰표로 김희선 등 우리나라의 탤런트들이 톱10안에 다섯명이나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또 요즘 인기를 끌고있는 사이버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도 한국인 캐릭터가 죽으면 한국인 네티즌들이 집단으로 상대방 캐릭터를 공격해 아예 발붙이지 못하게 할 정도라고 합니다. 다음은 한국일보 독자와 네티즌들이 경험한 한국인의 폐쇄주의·패거리주의의 사례와 그 개선 방안입니다.
혼자서는 조용하고 여럿 모이면 세상이 다 내 것이고. 유럽에 나가면 한국인을 알아보기가 정말 쉽다. 뭐가 그리 겁난다고 혼자서는 다닐 생각도 못하고 다수 속에 묻혀 안도하려 하는지…. 패거리로 다니는 사람은 모두 한국인이라고 보면 될 정도다.
정형화한 개성을 자신만의 개성이라 믿고 어린애처럼 그 집단에 파묻혀있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남과 동화되려하니 패거리문화가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london95·유니텔
한국인의 집단적 태도를 패거리주의라 하는 게 꼭 옳은 것일까. 여기에는 우리의 역사적인 배경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약소국이었다. 나라와 민족이 갈라지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은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결국 위기를 여러차례 경험하다보니 방어심리로 집단성을 갖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YUK100·천리안
외국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더라도 결국 한국인은 한국인끼리, 외국인은 외국인끼리 나눠지곤 한다. 한국인의 남다른 혈통주의와 권위의식이 그런 패거리의식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런 패거리 의식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지만 그 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박진석·서울 종로구 혜화동
이 문제는 결국 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관계가 있으며,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너희는 언제나 모자라고, 우리는 언제나 우월하고 승리한다는 양분구도는 대중음악 팬클럽을 보면 쉽게 확인된다. 이 용 팬과 조용필 팬의 싸움에서부터 현재의 댄스그룹 팬클럽간의 싸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패거리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mcd·유니텔
한국인이 예의바르다는 평가는 오래전 이야기 같다. 지난해 월드컵 축구에서 졌다고 한 개인에게 집단적으로 욕을 하고 심한 말을 한 것을 보면 패거리주의, 군중심리가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그런 집단의 잘못된 편향성을,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패왕·천리안
얼마전 멀티 게임방에 들어가보니 캐나다인과 미국인들이 개설한 방의 이름이 「추잡한 한국인」이어서 놀랐다.
매너 없고, 승부에 집착하고, 지기 싫어하고 편법을 좋아하고…. 해외 여행이 장려된 뒤 한국인들이 외국인들로부터 눈총받은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파당적인 정치인들의 태도도 그런 행동을 초래한 한 원인일 수 있다. 그때문에 한국인의 저력일 수도 있는 단결심이 집단 이기주의, 패거리주의로 변한 건 아닌가 생각된다. /낭천·천리안
한국의 신세대는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개성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한다. 개성을 중시하고 개인 성향이 강한 이들에게서 「끼리끼리 문화」를 끝낼 단초를 발견할 수 있지만, 그들 역시 하나의 집단에 속하면 그 집단의 가치에 함몰된 채 고유의 개성을 상실한다. 「개성이 최고」라는 이들까지 이런 문화를 답습하는 현상이 씁쓸할 뿐이다. /원선희·서울 송파구 신천동
다음주 주제는 「황혼이혼」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의처증이 있는 84세의 남편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온 76세 할머니의 이혼 소송에 대해 『결혼 당시 두 사람의 가치 기준으로 볼 때 남편의 행동은 부당한 대우가 아니다』며 패소 판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성계 등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가치관을 강요하는 판결이라 반발했지만,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황혼이혼의 확산을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황혼이혼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정리=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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