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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총수까지... 정권뒤흔든 잇단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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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총수까지... 정권뒤흔든 잇단 '실수'

입력
1999.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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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핵심인사들의 정권을 뒤흔드는 실수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에는 정보기관 총수의 어이없는 실수다. 여권은 17일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의 「DJ정치자금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망연자실한 표정들이었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인사는 『대통령의 어려움을 덜어주지는 못할 망정 누를 끼치고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 실수가 연발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천원장은 지난 15일 검찰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 발언의 취지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깨끗한 정치를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다. 여권 관계자들도 김대통령이 97년11월 14일 정치자금법 개정전 기업들로부터 대가성 없는 정치자금을 받아 사용했다는 것은 누차 밝힌 바 있으며 이번에 새로 알려진 사실은 「홍석현」과 「삼성」뿐인데도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천장관의 언급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가연성이 높은 「DJ 대선자금」에 불을 지른 중대한 실책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정보총수로서의 천원장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권력핵심 인사들의 실언과 잘못된 처신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지우는 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사의 잘못」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개월 가량 여권을 괴롭히고 있는 「옷로비 사건」도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과 박주선(朴柱宣)전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빚어진 것이며 이들의 인선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검찰조직과 정권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역시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자질문제로 귀착된다는 지적이다.

이종찬(李鍾贊)전국정원장이 「언론대책문건」사건에서 보여준 대응조치도 정권핵심 요직을 맡았던 인사로서의 자질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실언이나 처신 잘못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인사들이 정권교체후 요직에 기용된 「신주류」 였다는 점에서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인재의 풀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본질상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언론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가혹하게 몰고 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럴수록 정권핵심 인사들이 몸가짐과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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