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출범이후 정부·여당 인사들이 입을 잘못 열어 여권을 어렵게 만들거나 개인적으로 곤욕을 치른 경우가 적지 않다.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등 정부 고위인사가 설화(舌禍)를 일으킨 경우도 있고, 국민회의 당직자들중에 자민련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가 낙마한 사례도 많다.장관급 인사중 「입」문제로 물러난 첫 케이스는 배순훈(裵洵勳)정통부장관.배장관은 지난해 12월 16일 전경련 주최 월례조찬회에서 『빅딜이란 과잉투자를 해소하는 것인데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는 전자회사를 포함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사업교환을 비판했다가 물러났다.
금년 3월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확대실시를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국민연금 확대 실시 연기를 주장했다.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불쾌감을 표시하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정책혼선에 책임을 물어 김의장을 경질했다. 이와함께 내각제 연기 발언으로 자민련과 갈등을 빚은 설훈(薛勳)기조위원장도 경질됐다.
금년 6월초 진형구(秦炯九)대검공안부장은 취중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 조폐공사 파업은 우리가 만든 거야』라고 말했다가 직권 면직됐다. 이문제로 「옷로비」사건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던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도 물러났다. 7월초에는 김영배(金令培)국민회의 총재대행이 기자와 만나『총리는 총리고 나는나…』라고 말했고 이를 전해들은 김총리는 『이제 헤어질 때가 됐구먼…』이라며 크게 화를 냈다. 김대통령은 김대행등 당8역의 사표를 일괄 수리했다. 이종찬(李鍾贊)전국정원장도 지난달 국정원문건 반출, 언론문건 관련 발언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국민의 정부 여권인사 설화 일지
▲98년 12월18일: 배순훈정통부장관, 정부 빅딜정책 비판후 경질.
▲99년 3월15일: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 국민연금 확대실시 연기 주장후 사임.
▲99년 6월 8일: 진형구 대검공안부장,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후 직권면직.
▲99년 7월8일: 국민회의 김영배총재대행 ,김종필총리의 특검제 발언 비판했다가 사임.
▲99년 12월 17일:천용택국정원장, 김대중대통령이 홍석현중앙일보사장으로 부터 정치자금 전달받았다고 발언한뒤 사의표명.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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