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언론문건 국정조사 수용 불가 방침에 맞선 한나라당의 국회일정거부로 진통을 거듭했던 새천년 예산안이 17일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는 이날 오후까지 공전을 거듭하다 『심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부원안대로 처리하겠다』는 여당의 으름장에 야당측이 『예산안 심의 만큼은 응하겠다』고 입장을 정리,오후 5시부터 「벼락치기」 심의에 응했고 자정이 가까워 본회의에 회부됐다. 일부 의원들은 계수조정 막판까지 예결위원들에게 민원 「쪽지」를 전달하고 예결위 회의장까지 찾아오는 등 「지역예산 당기기」가 극성을 이뤘다.
●총예산 조정규모
여야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것은 전체 예산안 규모였다. 여야는 적자재정임을 들어 삭감이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으나 삭감규모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소위에서 한나라당은 99년 전체예산의 1%인 8,300억원을 삭감한 예를 거론하며 새해 예산도 전체 예산의 1%인 9,200억원~1조원의 삭감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 여당은 7,500억원 삭감안을 주장하다 일반회계(86조7,364억원)의 1%선인 8,700억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고 결국 9,448억원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그러나 삭감총액에서 증액및 타항목 전용분을 뺀 「순삭감」 규모도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여당측은 주세율이 80%에서 72%로 낮아짐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세출예산 삭감분 2,130억원에 「+α」를 순삭감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5,000억원으로 맞섰다. 결국 3,000억원대에서 조정이 이뤄졌고 새해 예산안은 92조6,200억원대로 낙찰
●주요 증액 및 삭감항목
여야는 세출예산에 정부가 요구한 농어가 부채 경감대책비 3,500억원중 3,000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이중 2,000억원은 새로 편성됐고 1,000억원은 다른 농업관련 예산에서 전용,재원을 마련했다. 야당측의 주요 관심사였던 지방교육재정확충문제도 야당이 주장한 7,000억원 증액에서 후퇴,1,500억원 이상을 증액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당초 정부측은 3,000억원의 기채(起債)를 주장했으나 『부채가 아닌 직접 지원으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앞섰다.
이밖에 사회간접자본(SOC) 1500억원~2,000억원 어민공제 가입비 지원 보육시설 융자금 2차보전금 항구수해 대책비 등에서도 큰 폭의 증액이 이뤄졌다. 반면 예비비 2,000억원 정부출연금 2,500억원 등에서 삭감폭이 컷으나 한나라당이 선심성 예산으로 지목, 삭감을 주장한 전주공항건설 남해안 관광벨트 유교문화권 건설 등의 예산은 야당의 반대속에 별다른 수정없이 통과됐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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