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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특검 "비난과 책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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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특검 "비난과 책임 감수"

입력
1999.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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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 특별검사는 수사 도중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성경을 읽는 등 독실한 신심(信心)으로 위기를 견뎌냈다. 강특검은 11월초 김형태 특검보가 수사팀을 이탈한데 이어 각종 수사자료가 언론에 공개돼 특검팀에 대한 불신이 쌓이는데도 비난을 자제했다.강특검은 『성경을 보면 예수가 산상설교에서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말씀하는 구절이 있다』며 『당초 내가 영입했던 인물들인만큼 책임과 비난은 내가 모두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특검은 또 언론의 축소수사 의혹제기에 『힘든 공부를 억지로 하는 사람에게 「네가 공부를 아무리 해도 점수는 안준다」는 식』이라며 『「내가(하느님이) 너를 홀로 내버려두겠느냐」는 성경구절을 음미하며 어려움을 참아냈다』고 털어놨다.

○…진형구 전대검공안부장과 강희복 전조폐공사 사장의 조사태도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진씨는 특검조사에서「취중발언」자체를 부인하고 어떤 추궁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그러나 수사팀이 강씨를 전격 구속하며 「진씨 1인극」이라는 검찰수사 결과를 뒤집자 여유를 되찾는 표정이었다는 후문이다.

진씨는 13일 특검사무실에 출두할 때 기자들이 『강씨 구속으로 혐의를 벗은 것 같다』고 전하자 손가락으로 특검 사무실을 가리키며 『저 양반이 원래 원칙주의자』라고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강씨는 의외로 고집이 세고 소신이 강한 모습이었다. 강씨는 특히 조폐창 조기 통폐합에 대해 『내 소신에 따라 독자 결정해 실행한 것이며 누구의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당초 배당된 예산 8억2,000여만원중 절반가량인 4억2,600여만원을 남겼다. 특검 주변에서는 『강특검이 한 푼도 낭비하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중간에 수사팀 5명이 이탈한 것이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당초 피의자가 여러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해 잡은 예산인데 수사결과 강씨 혼자만 구속됐다』며 『게다가 강씨가 구속된 뒤 특검에서 한끼도 식사한 적이 없어 예산이 남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검 수사팀은 강특검과 함승희 특검보, 황교안 부장검사 등 사실상 5~6명이 주축이 됐다. 이중 수사도중 합류한 함특검보는 이란_콘트라 반군사건을 수사한 미국 특별검사 월시의 얘기를 다룬 책 「Fire_Wall」을 번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특검보는 『미국은 당시 조사를 위해 수사기간만 4년에 연 인원 5만명, 보조인력 4만5,000명을 투입했다』며 『한국의 특검제와 비교해 인력과 기간면에서 부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강원일 특별검사는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을 비롯해 공직자들의 자세가 근본적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강특검은 『2개월간 조사에서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업무외에 불필요한 업무까지 손을 대는 등 본연의 업무를 잊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들은 정직하고 책임이 투철한 공무수행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특검은 『조폐공사 파업을 전후해 열린 공안합수부와 공안부의 문건작성도 이런 범주에 해당한다』며 『사용자측에 치우져 직무범위를 벗어난 과잉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검찰의 기존 관행을 질타했다.

○…황부장검사는 김형태 전특검보와 사시 동기로, 사법연수생 시절 옆자리에 앉을 정도로 친한 사이였지만 수사중에는 김변호사에게 「특검보」로서 깎듯이 예우를 갖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특검보 역시 공안출신 파견검사인 황부장과는 입장을 서로 조율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였다』며 『황부장과 불화때문에 김변호사가 수사팀을 이탈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김희수 변호사 역시 검사시절 강특검이 부탁한 민원처리를 거절하는 등 강직한 성품을 보고 강특검이 이번에 영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수사팀은 당초 김형태 변호사 등 인권운동가들을 대거 영입, 환상의 수사팀으로 불렸으나 수사대상과 범위를 둘러싼 내부갈등으로 김형태 특검보 등 5명이 지난 11월초 수사팀을 이탈하면서 한때 「반쪽수사」로 전락했다.

당시 김 특검보측은 강특검에게 ▲1차 수사대상을 대검공안부로 할 것 ▲파견검사와 검찰출신 변호사를 수사에서 배제할 것 ▲파업유도에 관련된 검사 전원 기소할 것 등 4가지 조건을 요구하다 나중에는 마지막 카드로 공안검사출신인 허모 변호사를 특정해 수사팀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특검은 『당시 김특검보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수사팀을 이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허변호사는 내가 인천지검장 시절 평검사로 근무했는데 수사능력이 탁월해 수사팀에 합류시켰던 것으로, 결국 허변호사를 수사에 계속 참여시키자 김특검보측이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parkjc@hk.co.kr

김영화기자

ya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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