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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사건, 검찰 수사팀내 미묘 기류

입력
1999.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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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가 16일 박주선(朴柱宣) 전청와대법무비서관의 전격 소환 및 사법처리 방침을 발표하기까지 검찰에는 긴박감과 함께 미묘한 기류들이 감지됐다.검찰 내부에서는 그동안 박 전비서관에게 사직동팀 내사 최초보고서 유출 혐의를 두고 수사해 온 수사팀과 『그것 만으로는 혐의를 단정할 수 없다』는 고위간부 사이에 견해차때문에 박 전비서관의 소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신광옥(辛光玉) 중수부장과 이종왕(李鍾旺) 대검수사기획관은 신승남(愼承男) 대검차장실과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실을 차례로 찾아 20여분동안 수사팀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박 전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제시하며 검찰 수뇌부에게 박 전비서관의 사법처리 불가피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기획관은 5시20분께 신 중수부장실에 들어가 긴밀한 협의를 했으나, 한 때 고성이 밖으로 새어 나올 정도여서 수사팀내에 이견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같은 시각 신 대검차장은 신 중수부장을 제외한 대검 부장(검사장)을 불러 수사팀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일부 검사장들은 수사팀의 방침에 수긍하지 못하고 상당한 반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획관은 오후 6시께 기자실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통보, 박 전비서관과 관련된 「모종의 결정」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 기획관은 검찰 내에 이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해 검찰 내부에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검찰 수뇌부의 재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태도 또한 평소 브리핑 때와는 달리 비장감이 감돈 굳은 표정이었으며, 발표 내용 또한 단호했다. 이 기획관은 박전비서관 사법처리방침이 수사팀의 의견인가 라는 질문에는 『검찰 의견이다』라고만 말한 뒤 총총히 기자실을 떠나 중수부 수사팀이 있는 11층으로 직행했다.

같은 시각 신 중수부장 등 검찰 고위간부 3명은 퇴근 직전 따로 만나 수사팀의 방침과 관련, 숙의를 했다. 이 가운데 한 검찰 고위간부는 『어떻게 된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히려 수사팀의 브리핑 내용을 물은 뒤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될까』라고 말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전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과정에서 생긴 검찰 내부의 갈등이 어떻게 수습될지 주목된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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