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백두산 가는 길이 크게 단축된다고 한다. 속초에서 배를 타고 두만강 하구에서 멀지않은 연해주 포시에트에 상륙, 육로로 훈춘(琿春) 옌지(延吉)를 경유해 백두산에 이르는 여정이다. 서해를 건너가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에 비하면 시간과 거리가 50% 정도 줄어들고, 비용도 크게 절약될 것이라 한다. 민족 수난사의 무대 북간도 땅을 둘러보는 역사탐방도 곁들여져 내년에는 백두산 관광붐이 일어날 전망이다.■이 사업을 추진중인 한중합작 동춘항운은 비용절감을 위해 배에서 2박, 중국땅에서 1박 스케줄을 짜고있다. 오후 1시 속초를 떠나 다음날 아침 9시 포시에트에 상륙, 훈춘 옌지 투먼(圖們) 등을 관광하고 옌지에서 1박한다. 3일째 날 백두산 관광을 마치고 서둘러 포시에트로 돌아와 배를 타고 4일째 날 오후 늦게 속초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백두산 천지에 머무르는 시간은 1시간도 못되지만 북녘산하를 지척에서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간도란 압록·두만강과 쑹허(松花)강 사이의 땅이란 의미도 있지만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섬과 같은 땅이란 뜻으로 쓰인 말이다. 압록·쑹허강 상류 유역인 백두산 일대를 동간도라 하였고, 그 오른 쪽 두만강 북부지역을 북간도 또는 동간도라 불렀다. 오늘날 북간도는 옌지 훈춘 투먼 등 5개시와 왕칭(汪淸) 등 3개현으로 구성된 조선족 자치주 일대를 말하는데, 남한의 반 가까운 면적에 사는 인구는 220만여명, 이 가운데 43%가 조선족이다.
■주의 수도인 옌지는 30여만 인구중 20여만명이 조선족이어서 「작은 서울」의 모습이다. 노래방 술집 갈비집 사우나 같은 접객업소들은 서울 변두리보다 유행에 민감하다. 한중수교 이후 백두산을 찾는 한국인이 늘면서 변한 모습이다. 당연히 백두산도 번잡해졌다. 천문봉 턱밑까지 지프를 타고가서 도보로 오르는 길은 100㎙ 남짓한데, 가파른 비탈길이 풀 한포기 없는 마당처럼 변했다. 가기 편리해질수록 백두산의 자연은 병들게 마련이다. 제모습대로 보존하는 대책이 급해졌다.
/문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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