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제도가 올 프로야구 스트브리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내프로야구의 간판스타들이 에이전트를 내세워 내년 연봉협상을 벌일 태세여서 구단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현행 한국야구위원회(KBO)규약에는 에이전트제와 관련된 조항이 하나도 없어 선수들은 에이전트를 내세워 연봉협상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프로야구의 최고스타인 이승엽(삼성)이 8월께 야구선수출신이자 기자생활을 했던 장훈씨가 운영하는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인 SMI(Sports Management International)와 대리인 계약을 해 에이전트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수가 지난해 대리인을 내세워 연봉협상을 벌인적은 있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못했다.
상품가치가 뛰어난 이승엽이 대리인계약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삼성구단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리인계약사실이 언론에 공표돼 입장이 난처해진 이승엽은 슬쩍 발을 뺐다. 계약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이승엽의 변명이었다.
이런 차에 다시 에이전트문제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한 계기는 올시즌 소방왕 진필중(두산)이었다. 내년 연봉을 물론 향후 해외진출건을 모두 대리인에게 맡기겠다고 나선 것.
구단주출신의 총재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규약을 어길 수 없다고 여긴 두산 프런트가 진필중을 설득하고 있지만 여건은 구단에 썩 유리하지 않은 상황. 올시즌 SMI와 계약한 선수는 11명.
국내의 내로라하는 간판스타들이다. 이들은 SMI를 앞세워 내년 연봉은 물론 광고출연 등을 에이전트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에이전트제도가 대세임을 인정하고 있는 LG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은 한결같이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내세워 연봉협상이나 CF출연을 꾀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구단입장에서는 평생연고권을 갖는 선수들에 대해 에이전트라는 불순물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입장은 판이하다. 선수는 상품이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이용해 상품가치를 더 높이고 싶어한다. 에이전트제도가 올시즌 어떤식으로 결말날지 주목된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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